2011년에 쓴 故김동길 ‘시신기증’ 편지…“이 결심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6일 0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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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장례식, 추모식은 일체 생략하고 내 시신은 곧 연세대학교 의료원에 기증해서 의과 대학생들의 교육에 쓰이기를 바라며, 누가 뭐래도 이 결심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지난 4일 별세한 김동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 2011년 생일(10월2일)에 이런 내용의 편지를 당시 이철 세브란스병원 의료원장 앞으로 보냈다. 이후 김 명예교수는 같은해 다음 달 21일 연세대에 시신 기증인 유언서를 정식으로 작성해 전달했다.

그는 시신 기증인 유언서의 ‘남기고 싶은 말씀’란에는 “연세대 의대생들의 공부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라고 적었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설파해왔던 고인은 청년들에게도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링컨의 일생’, ‘자유여 너를 위해 목숨 바치게 하라’, ‘한 시대의 증언’ 시리즈 등 평생 동안 100권이 넘는 책을 출판했다. 특히 ‘한국 청년에게 고함’, ‘청춘이여 주저하지 말라’, ‘길을 묻는 젊은이에게’ 등 고뇌하는 청년을 위한 책을 다수 쓰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일 오후 10시30분쯤 별세했다. 향년 94세. 고인은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 판정 뒤 회복됐지만 고령에 따른 후유증으로 건강이 악화했다. 생전에 약속한 바에 따라 시신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서대문구 자택은 누나 고(故) 김옥길 이화여대 총장의 모교인 이화여대에 기부한다. 장례는 자택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지면 발인은 7일이다. 유족으로는 여동생인 옥영·수옥씨가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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