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의료 인재 키운다더니”…의대 5곳, 지역인재선발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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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9월 27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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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 동아일보DB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 동아일보DB

일부 대학이 의학 및 약학계열에서 지역 학생들을 의무적으로 선발하도록 한 권고 기준을 계속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학년도 입시에서 전국 지방대 10곳의 11개 의학ㆍ한의학ㆍ치의학ㆍ약학 계열(과)이 지역 인재 선발 권고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들 계열은 해당 지역 졸업생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강원권과 제주권의 해당 지역 학생 최소 입학 비율은 15%, 나머지 권역은 30%다.

지역 인재 선발 권고를 지키지 않는 11개 학과 중 의대가 5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의대 4곳, 약대 2곳이었다. 의대 가운데 동국대 와이즈캠퍼스(경주)는 정원 55명 중 13명(23.6%)이 해당 지역 출신이었다.

울산대는 40명 중 10명(25%)으로 집계됐다. 강원 소재인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정원의 14.6%, 가톨릭관동대는 13.8%를 지역 인재 중에서 선발했다. 한의대 중에선 동국대(경주) 20.0%, 상지대 9.5% 등이 권고 기준에 미달했다.

일부 대학들은 수년간 꾸준히 지역 인재 선발 비율을 준수하지 않았다. 특히 동국대(경주)와 울산대 의대는 2018학년도부터 2022학년도까지 5년 간, 연세대(원주) 의대는 2019학년도부터 4년 간 기준에 미달했다.

한의대 중에서도 동국대(경주)와 세명대, 상지대가 2018학년도부터 5년 연속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지키지 않았다. 약대 중에선 고려대(세종)가 지난 5년간 기준에 미달했다.

대학 소재 지역이 아닌 수도권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울산대는 서울아산병원을 강의 공간으로 활용했고, 동국대도 경주가 아닌 경기도 일산의 고양캠퍼스에서 수업을 한 사실이 교육부 조사에서 밝혀졌다.

서동용 의원은 “지역 대학들이 지역 의료인재를 양성하겠다며 정원을 확보해 놓고선 실제 학생 선발과 교육은 지역 의료 발전과 무관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벌칙 규정이 뚜렷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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