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군 오지의 산 중턱에서 이색 공연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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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종리대학로극장’, 오늘부터 알퐁스 도데 ‘별’ 무대에 올려

충북 단양에서 자연을 무대로 공연을 하는 극단 만종리대학로극장이 산 중턱 공연을 연다. 사진은 공연 연습 모습. 만종리대학로극장 제공
충북 단양에서 자연을 무대로 공연을 하는 극단 만종리대학로극장이 산 중턱 공연을 연다. 사진은 공연 연습 모습. 만종리대학로극장 제공
충북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단양군 영춘면에는 자연을 무대로 하는 이색 극단이 있다. 2015년 영춘면 만종리에 탄생한 ‘만종리대학로극장’이다.

만종리가 고향인 이 극단의 허성수 감독이 서울 대학로의 극장 문을 닫고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밭 한가운데에 개관한 극장이다. 밭 뜨락, 연못, 강 등 산골마을과 자연 곳곳을 직접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630여 회의 공연을 진행했다.

만종리극장이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을 각색한 작품을 매일 오후 8시 ‘산 중턱’ 무대에 올린다.

도데의 대표작인 별은 프로방스 뤼브롱산에서 양을 치는 젊은 목동 알퐁소가 주인집 아가씨 스테파네트를 흠모하는 순수하고 서정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극단은 이 소설을 각색해 이야기가 확장되고, 자연이 직접 무대가 되는 사실적인 공연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극과 극 사이에는 라이브 바이올린과 하모니카 연주가 더해진다. 관람료 1만 원을 내면 와인과 단원들이 직접 농사지은 감자와 옥수수를 맛볼 수 있다. 허 감독은 “작년에는 밭 뜨락에서 ‘빈센트 반 고흐’를 공연했고, 올해는 산에서 별을 공연한다”며 “산(오기산)이 마치 소설 속에 나오는 뤼브롱산을 상상하게 해 몇 년 전부터 계획했던 작품을 산 무대에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충북문화재단 2022 우수창작활동에 선정돼 이뤄지게 됐다. 극단 측은 내년에는 마을 연못에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공연할 계획이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 단양군#만종리대학로극장#산 중턱#이색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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