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소회를 밝히고 있다. /뉴스1
음주운전 전력, 논문 부정 중복게재 등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야 갈등으로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미뤄지고 있는 탓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21대 국회 전반기 임기가 지난달 29일 종료된 이후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열흘째 원 구성을 미뤄오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원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다.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는 국회 상임위인 교육위원회에서 진행하는데, 원 구성이 지연됨에 따라 상임위도 구성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을 받은 날부터 20일 안에 청문을 마쳐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박 후보자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한 뒤 30일 국회에 임명 동의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오는 18일까지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그러나 기간 안에 인사청문회를 열지 못하거나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10일 안에 기한을 정해 국회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 기간까지 지나면 대통령은 장관을 임명할 수 있게 된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인사청문을 진행하는 안도 나오지만, 특위 위원을 선임하는 등 구성 권한을 가진 국회의장까지 공석 상태인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인사청문회 없이 장관이 임명된 사례는 있었다. 2008년 8월 이명박 정부 당시 18대 국회 원 구성이 지연되면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청문회 없이 임명됐던 바 있다. 안 장관은 임명된 후 한 달쯤 뒤인 9월 상임위 차원에서 사후 인사검증을 받았다.
원 구성 협상이 계속해 지연되면서 박 후보자 역시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없이 박 후보자를 임명하는 데는 다소 정치적 부담이 따를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미 김인철 후보자가 각종 의혹 제기 끝에 낙마한 데다 박 후보자 역시 과거 음주운전 전력을 비롯해 논문 부정 중복게재 등 의혹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인식한 정치권에서도 인사청문회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반기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음주운전, 논문 중복게재 등으로 부담이 있어 박 후보자 정도라면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청문회) 준비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역시 뉴스1과 통화에서 “인사청문회 없이 (후보자를) 임명하는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청문회 자체는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