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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김정은 “의약품 제대로 공급 안돼…인민군 동원하라”

입력 2022-05-16 19:49업데이트 2022-05-1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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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평양의 약국을 방문해 현지 지도하고 있다. 평양=AP/뉴시스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누적 121만 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무섭다. 진단키트 등이 부족해 무증상자 등 파악조차 여의치 않은 북한 내부 사정을 감안하면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에는 방역 물자 등 긴급 지원을 요청해 협의 중인 북한은 16일 우리 정부의 방역 협력 제안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통일부가 백신 및 의약품 등 지원 용의가 있다는 대북통지문을 발송하려 했지만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 일단 봉쇄 중심의 사회적 통제 및 중국 지원으로만 상황을 버텨보겠다는 기류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 북한 상황을 감안할 때 추가 외부 지원 없이 버티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 “맥주병에 수액 담고, 주삿바늘 재사용”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14일 오후 6시부터 15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39만 2930명의 유열자(有熱者)가 새로 발생했고, 8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15일까지 누적 유증상자는 121만 3550여 명, 사망자 수는 50명이 됐다.

우리 방역당국은 북한의 실제 유행 상황은 공개된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환자 중 열이 나는 사람은 10% 남짓”이라며 “실제로는 (북한에서)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는 향후 북한에서 코로나19로만 최소 3만4540명이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 교수는 이날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전제하며 “일본과 홍콩의 코로나19 입원률 및 사망률을 북한에 대입한 결과 이처럼 추계됐다”고 밝혔다.

외신들도 북한의 암울한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영국 BBC는 북한 코로나19 확산 관련해 탈북자들 증언을 인용해 맥주병에 수액을 담고 주삿바늘이 녹슬 때까지 재사용하는 등 열악한 의료 실태를 지적했다. 미국 CNN 역시 “건국 70여 년 만에 (북한에) 최대 혼란이 닥쳤다”고 보도했다.

● 김정은, 일부 간부 겨냥 비난…책임 전가 나선 듯
김 위원장은 15일 정치국 협의회를 열고 중앙검찰소장 등 일부 간부들을 겨냥해 의약품 사재기 등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명목을 들어 ‘신랄’하게 비난했다. 위기 상황에서 간부들 기강을 잡는 동시에 민심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습을 드러낸 것. 김 위원장은 평양 시내 약국에서조차 의약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며 “인민군을 동원하라”는 특별명령까지 내렸다. 북한에선 특히 현재 평양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평양 내 유증상자는 14일 하루에만 8만 3445명이 나왔다. 이에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평양 내 엘리트 계층의 동요를 막기 위해 군부대 동원령까지 내린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비상 상황 속에서도 북측은 이날 우리 정부의 방역 협력 제안은 받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 간) 긴밀한 협력이 끊어진 상황에서 대답을 재촉하기 보단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는 게 좋을 것”는 입장을 전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북한 요청 시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할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손 반장은 “백신은 하반기 공급 물량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여유분이 비축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16일 0시 기준 국내엔 약 1443만4000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이 남아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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