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시위 재개 이틀째… “정치권 해결 때까지 계속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2일 14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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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2일 오전에도 전날에 이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강행했다.

출근 시간을 다소 벗어난 오전 9시경부터 지하철 탑승을 시작해 열차 지연 시간은 줄었지만, 역사 내부가 극심한 혼잡을 빚었고 다른 3호선 열차들이 줄줄이 연착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경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역사 안에서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진행한 뒤 열차에 탑승하는 방식으로 ‘제 28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진행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보장 예산 편성과 관련한 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지하철 승하차 방식의 시위를 이어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0일까지 장애인 예산 확보에 대해 만족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21일부터 이런 방식의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다음달 2일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이 이뤄지면 지하철 탑승시위를 그만두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대표를 비롯한 활동가들은 이날도 휠체어에서 내려와 열차 바닥을 두 손으로 기어가는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전장연 관계자들이 열차에 탑승하지 못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자리에 앉은 시민들 사이에서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항의까지 터져나오며 열차 내부와 승강장은 시위가 진행된 약 1시간 동안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

이날 지하철 탑승 시위는 출근 시간대를 빗겨간 오전 9시 5분경부터 시작돼 열차 운행이 35~72분 지연됐던 21일과는 달리 약 5분 지연됐다. 시위 장소도 지하철 2·3호선에서 3호선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전장연 관계자들과 경찰,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와 취재진 등이 몰리며 역사 내부가 매우 혼잡했고 다른 3호선 열차 운행이 잇달아 연착됐다.

전장연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에 앞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종로구민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피켓을 들고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전장연을 비판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전장연 시위 때문에 열차 간격 유지로 인한 정차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어제도 (시위를) 시작하기 전에 무거운 마음으로 사과드렸다”며 “저희에 대한 비난과 욕설을 수용한다. 그럼에도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정치권이 이를 해결할 때까지 계속 지하철을 타겠다”고 답변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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