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계 김병욱 “민주주의 가치 능멸”… 조정훈 “586 선배들 괴물이 되어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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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입법 폭주]
민주당 안팎 ‘검수완박용 위장 탈당’ 비판 이어져
조응천 “국민들 뭐라할지 두렵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운데)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운데)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과 관련해 민주당과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연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전날 민형배 의원이 ‘위장 탈당’하는 등 꼼수 편법 논란까지 더해지자 당 내부에서도 “이렇게까지 무리해서 할 일이냐”는 비판 기류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의원총회까지 거쳐 ‘만장일치’로 채택한 당론이라더니 벌써부터 내부 파열음이 적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소영 의원은 21일 당 의원들에게 돌린 친전에서 “수사·기소 분리 법안의 원내 입법전략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만든 법적 절차와 원칙들을 무시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민주 정당이길 포기하는 것일지 모른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다. 역시 이재명계인 김병욱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성남시장 불출마를 선언하며 민 의원의 탈당에 대해 “그동안 우리 당이 비판받아 온 내로남불 정치, 기득권 정치, 꼼수 정치 등 모든 비판을 함축하는 부적절한 행위”라며 “이런 식으론 결코 검찰개혁을 이룰 수 없으며 우리 당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숭고한 민주주의 가치를 능멸할 뿐”이라고 했다.

당내 대표적 소장파인 조응천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민 의원의 탈당 논란을 두고 “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말이 있다. 좀 두렵다”고 했다. 이어 “대선 기간 중 이재명 후보가 (21대 총선 때) 위성정당에 대해 몇 번 사과하고 반성한 지 얼마 됐다고 또 이런 탈당까지 무리수를 감행하는지, 국민들이 뭐라고 생각하실지 좀 두렵다”고 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출신으로 당선됐던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민주당 최대 주류 계파인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저녁 ‘586선배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올리고 “독재는 타도하셨지만 민주주의는 이루지 못하신 것 같다”고 직격하며 “선배 세대가 쟁취한 반독재에 이어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이제는 선배들의 퇴장이 필요한 시간이 됐다”고 했다. 조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서 “586 이후 세대로서 민주화를 이룬 선배들을 우상처럼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우상들이 괴물이 되어 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검수완박용 위장 탈당#민주주의 가치 능멸#586 선배들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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