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헬기 추락 순직 해양경찰관 눈물의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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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2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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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0시 부산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에서 엄수된 ‘헬기 추락 순직 해경 합동 영결식’에서 유가족이 헬기 부기장 정두환(51) 경감의 영정을 들고 퇴장하고 있다.2022.4.12/© 뉴스1
12일 오전 10시 부산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에서 엄수된 ‘헬기 추락 순직 해경 합동 영결식’에서 유가족이 헬기 부기장 정두환(51) 경감의 영정을 들고 퇴장하고 있다.2022.4.12/© 뉴스1
“아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우리 가족 위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누구보다.”

대만 해역에서 실종된 예인선 ‘교토 1호’의 수색 구조대원 지원에 투입됐다 헬기 추락으로 숨진 부기장 정두환 경감(51), 정비사 차주일 경사(42), 전탐사 황현준 경사(27)의 합동 영결식이 12일 오전 부산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에서 엄수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해양경찰장(葬)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동료 해경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이 시작되기 전 체육관 내부에는 차분하고 쓸쓸한 분위기가 흘렀다. 9시 51분쯤 운구가 영결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조전을 대독하며 “정두환 경감, 차주일 경사, 황현준 경사의 순직을 애도한다”며 “고인들은 마지막 출동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대한민국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은 조사(弔辭)를 통해 “오늘 우리는 세 분의 소중한 동료를 떠나 보내려 한다”며 “어두운 바다를 건너 구조 현장으로 달려 가선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가슴 속에 새기려 한다. 비통함과 슬픔으로 가슴이 무너졌을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정두환 경감은 30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을 가진 베테랑 조종사였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임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동료의 신뢰가 두터웠다”며 “차주일 경사는 항공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늘 동료들에게 전파한 최고의 엔지니어다. 쉬는날에도 출근할 정도로 책임감이 강했다”고 회상했다.

12일 오전 9시51분쯤 부산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에서 해양경찰장(葬)으로 해경 헬기 부기장 정두환 경감(51), 정비사 차주일 경사(42), 전탐사 황현준 경사(27)의 합동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2.4.12/뉴스1
12일 오전 9시51분쯤 부산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에서 해양경찰장(葬)으로 해경 헬기 부기장 정두환 경감(51), 정비사 차주일 경사(42), 전탐사 황현준 경사(27)의 합동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2.4.12/뉴스1
또 정 청장은 “황현준 경사는 팀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이끌었던 막내였다. 젊은 나이에도 다양한 업무를 원활히 수행했고, 내년 결혼을 앞뒀던 촉망받는 청년이었다”며 “이분들이 남긴 열정과 사명, 숭고한 희생 정신을 이제 우리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두환 경감의 아들 정기훈군의 고별사가 나오자 동료 해경들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정군은 “아버지는 가족과 나라만 생각했던 분이었다. 살면서 말할 기회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표현하지 못했다”며 “(순직 하루 전) 목요일 아침에 인사 못 드리고 가서 죄송하다. 앞으로 저를 잘 지켜봐달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고 울먹였다.

영결식을 마치고 유족들은 영정을 들고 영락공원 화장장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8일 오전 1시33분께 제주도 마라도에서 남서쪽으로 370km 떨어진 해상에서 남해해경청 항공대 소속 헬기(S-92)로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다 헬기가 추락하면서 순직했다.

당시 헬기에 탑승했던 기장 최모 경감(47)은 부상을 입고 제주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해경은 이날 오후 6시 대원들의 시신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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