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 아직 정점도 아닌데”…결국 중환자·사망자까지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7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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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9만443명으로 하루 만에 3만3000명 이상 늘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9만443명으로 하루 만에 3만3000명 이상 늘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따라 국내 코로나19 중환자 수를 비롯한 각종 지표들이 다시 나빠지고 있다. 이번 유행이 장기화되면 지난해 연말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벌어졌던 의료 체계 붕괴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만3135명으로 또 다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틀연속 9만 명대다. 일주일 전인 10일(5만4120)의 1.7배, 2주 전인 3일(2만2906명)의 4.1배다.

특히 이날 위중증 환자가 389명으로 전날(313명) 대비 하루 만에 76명(24.3%) 증가했다. 국내 위중증 환자 수는 한동안 200명 대로 안정적이었지만 14일 300명 대로 올라선 지 사흘 만에 400명 대에 근접했다. 17일 기준 한 주간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275명으로 전 주 151명의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전체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다 보니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에 비해 치명률이 낮아도 중환자와 사망자가 동시에 늘어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입원하는 환자 역시 최근 한 주 동안 1만215명에 달했다. 3주 전 5546명의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전국 중증병상 가동률은 20%대에 머물고 있지만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그래프가 에베레스트 산처럼 뾰족한 정점을 이루는게 아니라 파미르 고원처럼 높은 상태에서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며 “이럴 경우 의료체계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18일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 발표를 앞둔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사적모임 6명, 영업제한 오후 9시’를 골자로 하는 현행 거리두기를 ‘사적모임 8명, 영업제한 오후 10시’ 등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유행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완화 폭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리 두기 등을 논의하는 정부 자문기구인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는 분과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방역분과 위원 대부분은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에 이른 뒤 2주 이상 지나야 거리두기 완화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민생경제분과에서는 이미 거리 두기의 의미가 적어졌다며 대폭 완화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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