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칼바람 맞으며 文 면담 요구…“CAT 더는 못 기다려”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16일 1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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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가 16일 위안부 문제의 유엔 고문방지협약(CAT) 절차 회부와 관련해 대통령 입장을 듣기 위해 청와대를 찾았으나 답변을 듣지 못한 채 돌아갔다.

이 할머니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추진위원회(추진위)는 이날 오전 10시반께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을 찾았다. 지난달 14일 청와대 방정균 시민사회수석에게 위안부 문제 CAT 절차 회부를 촉구하는 친필 서한을 전달했으나 대통령의 답변을 듣지 못한 데 따른 항의성 행동이다.

찬 바람이 부는 영하의 날씨에 목도리와 장갑을 착용한 이 할머니는 간이의자를 펴고 앉은 채 발언을 시작했다. 이 할머니는 “엄동설한에 나이 많은 사람을 이렇게 둬서 되겠냐”며 “왜 일본이 해결책 가져오길 기다리냐. 더 기다릴 수 없다.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이 할머니의 발언은 10분 넘게 이어졌고 추운 날씨에 할머니의 건강을 걱정한 청와대 측의 제안에 따라 할머니와 청와대 관계자들은 인근 카페에서 대화 자리를 가졌다. 이 할머니는 반복해서 청와대의 대응을 질타했고, 이야기 도중 눈물을 보이며 흥분한 듯 청심환을 찾기도 했다.

청와대 육성철 행정관은 “지난번 서한은 잘 전달드렸고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부분을 차분히 검토하고 있다”며 “검토가 정리되는대로 대구로 찾아뵙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 면담에 대해선 “제가 말씀드릴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사과를 한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할머니는 다시 밖으로 나와 청와대로 향하겠다며 20분 이상 경찰과 대치했다. 이후 경찰과 추진위 관계자들의 설득 끝에 시위를 마치고 돌아갔다.

우리 정부 단독으로 위안부 문제를 CAT에 회부하자는 주장은 기존의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제안에 진전이 없자 새롭게 나온 대안이다. 일반적으로 ICJ에서 재판이 성립하려면 한국과 일본 정부 양측이 응해야 한다.

추진위는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고문방지협약 21조에 규정된 국가 간 통보에 따른 조정 절차를 밟자고 요청하고 있다. 일본 측 동의 없이 CAT에 회부하자는 것이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11월부터 최종건 외교부 1차관, 김부겸 국무총리,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등을 연이어 만나 이 제안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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