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거롭고 힘들어요”… 오미크론 새 검사체계 첫날 ‘불만 속출’

  • 뉴스1
  • 입력 2022년 1월 26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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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탄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로 검사를 마친 시민들이 인근에 설치된 현수막 안에서 검사결과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 뉴스1
송탄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로 검사를 마친 시민들이 인근에 설치된 현수막 안에서 검사결과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 뉴스1
“너무 번거롭고 힘들어요”

26일 오전 10시 경기 평택 송탄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로 검사를 마친 A씨(38)의 말이다.

미취학 자녀 2명과 선별진료소를 찾은 A씨는 보건소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두 아이와 함께 자가검사를 마친 뒤 대기 장소로 이동했다.

A씨는 평택지역이 오미크론 우세지역으로 분류됨에 따라 PCR 검사가 아닌,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검사를 받아야 했다.

두 아이와 함께 자가검사를 마친 A씨는 양성이 나오게 되면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탓에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야외에 설치된 현수막에서 검사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5분 정도 걸렸다.

A씨는 “오미크론 확산 때문에 그렇다고는 하지만, 너무 힘들고 번거롭기만 했다. 특히 아이들이 힘들어했다”면서 “다행히 우리 가족은 음성이 나와 PCR 검사를 안받았지만, 검사결과를 기다리는 내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한 여학생이 송탄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간이검사키트로 검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한 여학생이 송탄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간이검사키트로 검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자가검사 중 우는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2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은 자가검사가 서툴러서인지 기침을 반복하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변한 검사체계에 어리둥절해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일반 접촉자로 분류돼 선별진료소를 찾은 B씨(40대)는 “검사방법이 바뀐 것을 여기 와서야 알았다. 미리 알았으면 인근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걸 그랬다”고 아쉬워 했다.

평택과 같이 오미크론 우세지역에 포함된 안성지역 사정도 마찬가지.

새로 바뀐 검사체계에 어리둥절해하는 시민부터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시민들까지 다양했다.

공도읍에 사는 C씨(34)는 “한번에 끝나는 검사를 두 번에 걸쳐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이 났다”면서 “저야 자가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다행이지만, 양성이 나오신 분들은 또다시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힘드실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평택과 안성, 광주와 전남 등 4곳을 오미크론 우세지역으로 분류하고 26일부터 새로운 검사체계 시행에 들어갔다.

PCR검사는 고위험 환자군을 대상으로, 무증상자인 일반시민은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무료 검사가 주요 골자다.

정부는 오미크론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검사체계를 이달 29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자가검사키트를 통해 양성이 나온 사람만 PCR 검사를 받는 새로운 검사체계가 오히려 이중 검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별진료소 직원들의 입장에서도 업무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검사 대상자 입장에서도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간이검사 체계가 더 큰 감염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간이검사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 DNA를 증폭하는 과정을 거치는 PCR 검사와 달리 가짜음성인 위음성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고위험군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제 감염자의 5분의 1이나 10분의 1만 검사해 집계하게 되면서 지역사회 유행을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실제 확진자 수는 집계치의 5~10배라 봐야 할 수도 있다”며 “전체 확진자 수를 신뢰할 수 없게 되면서 유행 규모와 향후 예측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안성=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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