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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사회

“일주일에 한층씩”…건설노조 “공기 단축이 부실 초래”

입력 2022-01-25 14:17업데이트 2022-01-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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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공사 비용으로 이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공기 단축, 안전과 품질은 무시된 채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건설현장입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아파트 건설현장 중노동과 부실공사 증언대회를 열고 무리한 공기 단축에 따른 부실공사 등 현장의 폐해를 이같이 호소했다.

이날 행사는 최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로 건설현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을 반영해 마련됐다. 시공 단계에 따라 철근, 형틀, 알폼, 타설, 해체정리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철근 노동자로 나선 김상윤씨는 “헤드 랜턴을 끼고 새벽까지 일하는 것이 정상적인 노동인지 묻고 싶다”며 “하루씩만 늦게 하면 되는 일을 하루라도 일찍 마쳐야 한 푼이라도 번다는 논리로 노동자들은 피땀을 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형틀공 윤승재씨는 “공기를 단축하면 콘크리트의 강도가 저하되는 등 품질 불량 문제가 생긴다”며 “작은 현장에서는 이런 검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크랙(금)이 가면 망치로 긁거나 물을 섞은 콘크리트를 붓고 있는데, 건설사 이득을 위해 관행적으로 묵인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건설업계에 만연한 하도급 구조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해체정리 노동자 이승환씨는 “법적으로 하도급은 금지되어 있지만, 건설현장에서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고,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100에서 시작된 공사비용이 마지막 업체에선 50으로 깎이고 있다”며 “부실시공이나 안전에 대한 점검도 예정된 상태에서 이뤄지고 있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타설 노동자 복기수씨는 “타설 공정은 최소 8~9명을 한팀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원청에서 전문업체로 하도급이 내려오면서 돈이 깎여 어떨 때는 5명으로 작업하는 경우까지 있는데 이게 곧 부실공사”라며 “제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관련 비판도 잇따랐다.

강한수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12~18일 동안 콘크리트를 양생시킨다고 했지만 건설노동자는 다 알고 있다”며 “아파트 한층이 지상에서 지어지고 있는 시간은 4~5일에 불과하다. 일주일에 한층씩 건물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건설 노동자들 모두가 이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이런 큰 사고를 내놓고 뻔뻔하게 2주가 넘도록 공기를 지키고 있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전국건설노조는 이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원과 함께 2020년 실시한 알루미늄폼(알폼) 노동자의 노동강도 측정 결과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건설노동자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9.65시간으로 내국인 노동자(9.06시간)보다 두드러지게 높았다. 이들의 시간당 평균 칼로리 소모량은 134㎉였는데, 이는 사무직 노동자의 5.85배, 완성차 제조업 노동자 대비 2.7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노조는 “알폼 노동자들은 20분 동안 알폼 50여장을 1m 이상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들어 올리는 받아치기를 반복하는데, 30㎏ 쌀가마니를 20분간 33번 들어올리는 셈”이라며 “5년이면 신체 배터리가 바닥나 더 이상 일을 하기 어렵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적정한 공사 기간과 안전에 대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법적 제도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건설노조는 “현재는 시공사를 관리 감독하는 감리가 원청에서 영업을 해야 하는 구조로 권한이 축소된 것이 사실”이라며 “감리의 권한을 부실시공뿐만 아니라 안전에 대해서도 확대하고, 적정 공사 기간과 안전 비용을 담고 있는 건설안전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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