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귀국을 위해 기원해주신 국민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가족들 얼굴을 다시 보니 정말 기뻐서 눈물이 다 났습니다. 운항승무원, 객실승무원 모두 고생 정말 많았습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유혈사태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도 막대한 책임감을 느꼈을 아시아나항공 OZ5781편 김모 기장은 <뉴스1>과 서면인터뷰에서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모든 것을 판단했다”고 말했다.
OZ5781편은 지난 5일 우리나라에서 출발해 같은날 23시26분(한국시간) 알마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발이 묶였다. 당시 현지 시위대가 기습적으로 공항을 점거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주일째 발이 묶였던 아시아나항공 승객과 승무원 등은 지난 13일 밤 인천국제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지난 5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지 8일 만의 ‘극적 귀국’이다.
김 기장은 알마티 공항 착륙 당시 급박했던 상황에 대해 “혹시 모를 기체 손상을 막기 위해 항공기를 터미널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주기했다”며 “이후 아시아나 알마티지점 김문수 소장의 도움을 받아 공항 내 가장 안전한 대피 장소인 소방서로 빨리 이동하는 것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김 기장에 따르면 현지 공항 직원들은 식수와 샌드위치를 공수해 승객과 승무원들에게 제공했다. 무사히 공항을 빠져나간 건 13시간 이상 지난 6일 오후 12시쯤이었다. 현지 영사관의 협조로 버스를 공수해 시내의 한 호텔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김 기장은 “버스로 이동 중 시위의 흔적을 볼 수 있었지만, 다행히 시위대는 없었다”며 “공항 안팎으로 군인들이 주둔하고 있어 비교적 안전한 루트를 통해 호텔로 이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인 37명 중 김 기장을 포함한 승무원 8명과 우리 국민 7명은 주알마티 총영사관의 협조로 호텔에 계속 머물렀다.
이때 우리 정부는 카자흐스탄 당국에 ‘조속 귀국’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가 하면, 호텔 내에 ‘대책반’을 꾸려 호텔 식비와 생필품 등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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