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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영남 파워기업]‘꼼바디’ 항체 플랫폼 기술 활용해 2025년 매출 100억원 도전장

입력 2021-11-22 03:00업데이트 2021-11-2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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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윈바이오
특이 항체인 ‘꼼바디’ 대량생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아윈바이오 정태성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와 연구진.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비만 억제, 탈모 예방, 주름 개선은 물론이고 양식 새우의 질병 차단까지 우리 회사가 보유한 항체 플랫폼 기술은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18일 오후 경남 진주시 문산읍 재단법인 진주바이오진흥원 성장동. 입주기업인 ㈜아윈바이오 정태성 대표(55)는 “이제 막 이륙을 시작하지만 가능성은 무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회사 잠재력을 자랑했다.

경상국립대 수의학과 교수이기도 한 정 대표는 세계 최초로 먹장어(Hagfish)에서 특이 항체(抗體)를 추출한 주인공. 아윈바이오는 먹장어에서 추출한 항체를 ‘꼼바디’라 이름 붙였다. 먹장어를 다르게 부르는 꼼장어의 ‘꼼’에다 항체(Antibody)의 ‘바디’를 합성한 것이다. 아윈(Earwyn)은 ‘바다의 친구’란 의미.

2010년 해외 학회에 참석했던 정 대표는 미국의 한 유명 학자가 칠성장어 항체에 대해 발표하는 것을 보고는 무릎을 쳤다. 귀국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먹장어(꼼장어)를 활용한 항체를 연구해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칠성장어와 먹장어는 ‘4촌’으로 불린다.

정 대표는 대학 연구진, 외부 전문 인력과 함께 먹장어를 장기간 살려두면서 혈액을 채취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먹장어는 수온과 빛, 먹이 등을 관리하기 힘들어 수족관에서 오래 살리면서 실험하는 것도 고유 기술. 먹장어는 ‘초기 순환계’이면서 혈압이 낮아 혈액 채취 역시 어렵다.

연구소장인 김재성 박사는 “어시장에서 사온 먹장어 수백 마리를 희생시키며 기술을 축적한 다음 먹장어 피에서 항체 유전자를 추출했고, 다시 유전자 조작 과정을 거쳐 재조합 항체(꼼바디) 생산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 10년이 걸렸다. 턱이 없고(무악·無顎) 둥근 입(원구·圓口) 어류인 먹장어에서 추출한 항체는 턱이 있는 동물에서 추출한 Y자형 항체와 달리 U자형(말굽형)으로 독특하다. 그래서 기존 항체가 인식하지 못하던 새로운 항원을 인식하며 다양한 형태로 변형할 수 있는 것이 강점. 이는 기존 항체의 대체재 또는 보완재로서 바이오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다.

일본에서 석사, 영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정 대표는 수의사이면서 수산 분야 전공을 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2019년 자본금 500만 원으로 회사를 세웠다. ‘꼼바디를 통한 사람, 동물, 자연의 조화’를 경영이념으로 내걸고 사업화에 나선 것. 박사 4명, 석사 3명 등 8명의 연구 인력과 함께 먹장어 항체 관련 국내, 미국 특허도 여러 건 등록했다. 새로운 항원에 대한 꼼바디 개발과 대량생산 플랫폼 구축도 마쳤다.

꼼바디를 이용한 제품은 장(腸)의 비만세균 활성화를 막아 비만을 억제할 수 있고, 콜라겐 분해 속도를 더디게 만들어 주름을 예방하는 효과도 크다. 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감소를 완화시켜 탈모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게다가 항생제 보조제로 쓰거나 알레르기 저감제 생산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정 대표는 내년 매출 1억 원으로 시작해 기술특례 상장 예정인 2024년에는 25억 원, 그 이듬해는 100억 원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정영철 바이오진흥원장은 “꼼바디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특이 항체인 만큼 이를 활용해 사업을 다각화한다면 파생 산업은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적으로 진주시에 꼼바디 항체 기업 단지 조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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