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절대 틀지 말 것” 시내버스 소란…알고보니 ‘민원 처리’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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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0일 1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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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소리 줄여달라…민원 처리 조치

해당 단말기 화면. 보배드림 캡처
해당 단말기 화면. 보배드림 캡처
서울 강남 일대 노선을 운행하는 시내버스에 ‘교통방송(TBS)을 절대 틀지 말 것’이라는 공지가 전파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을 일었지만 이내 라디오 방송 소리가 너무 크다는 민원을 처리하기 위한 해당 버스 운수 업체 측의 조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 ‘치졸함의 극치 오세훈’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시내버스 내 기사들이 보는 단말기를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단말기 화면에는 ‘<서울시/운수사> 메시지: 라디오방송(교통방송) 절대 틀지 말 것’이라는 문구가 공지사항으로 올라왔다. 촬영된 시각은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이었다.

글 작성자는 “천만 시민의 수장 서울시장이 이렇게 치졸할 수 있을까? 서울 시내버스 GPS 계기판에 팝업창을 띄워 ‘교통방송 절대 틀지 말 것’(이라고 해놨다)”라며 “오세훈 뽑은 서울시민들 부끄럽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TBS 예산 삭감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시가 지시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앞서 오세훈 사울시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TBS의 정치 편향 프로그램들의 문제점을 지적해왔고, 최근에는 내년도 TBS 출연금을 올해 375억 원에서 약 123억 원 삭감한 252억 원으로 편성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소란은 서울시 방침이 아닌 민원 처리를 위한 버스 운수업체의 자체 공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방침에 따른 공지사항이 결코 아니고 버스 회사의 자체 공지”라며 “서울시가 TBS를 틀지 말라고 지시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버스 노선을 운행하는 업체 측에 따르면 8일 오전 ‘교통방송 라디오 소리가 너무 크다’는 민원을 받고, 기사들에게 ‘볼륨을 줄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려던 과정에서 내용을 글자 수(20자)에 맞게 줄이다 보니 ‘라디오방송(교통방송) 절대 틀지 말 것’이라는 메시지가 전송된 것이라고 한다.

한편 서울시가 TBS 예산을 삭감 편성한 다음 날인 지난 2일에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 진행자 김 씨가 프로그램에 약 20분 지각하자 ‘하차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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