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교육에 비대면 노하우 접목… 학교의 일상은 ‘회복’ 넘어 ‘진화’

최예나 기자 입력 2021-11-04 03:00수정 2021-11-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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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복초의 ‘위드 코로나’ 풍경
작년 4월부터 실시간 쌍방향 수업… 온-오프라인 연계 통해 효과 높여
영어-중국어는 한 학급 둘로 나눠… 교사 1명이 학생 12∼14명과 소통
결석하는 학생도 줌으로 함께 학습… 학기당 2번씩 학부모와 전화 상담
발 맞춰 걷는 시간 서울 광진구 경복초 3학년 학생들이 1일 어린이대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1, 2주에 한 번씩 어린이대공원을 걸으며 코로나19로 위축된 몸과 마음을 단련시킨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전날 밤 비가 내려 땅바닥이 축축했지만 아이들 발걸음은 빗물 따위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씩씩했다. 1일 교문을 나서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으로 들어서는 서울 경복초 3학년 3반 아이들은 연신 재잘댔다. 경복초가 어린이대공원에서 1교시를 통째로 털어 진행하는 ‘힐링 걷기’ 시간이다. 친구들은 일주일 중 이틀은 학교에서, 나머지 요일은 줌(Zoom)으로 본다. 하지만 역시 직접, 게다가 야외에서 보니 아이들은 더 신이 난다. “선생님! 저희 6교시까지 여기 있으면 좋겠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가 나온 이후 1년 10개월 만에 단계적 일상 회복에 돌입했다. 하지만 교육 분야의 일상 회복은 3주 뒤부터다. 22일부터 수도권 학생들도 매일 등교하고, 모둠활동과 소규모 체험활동 같은 대면활동을 시작한다. 학교가 즐겁고 안전한 곳이라는 신뢰감을 주고, 그동안 노하우를 쌓아온 원격수업을 병행하며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때다. 학교의 이상적인 ‘위드 코로나’ 모습을 경복초를 통해 살펴본다.

○ 탄탄히 연계된 온·오프라인 교육

온-오프라인 연계 수업 서울 광진구 경복초 학생들이 1일 ‘메이커’ 수업을 듣는 모습. 미리 온라인으로 동영상을 시청해 활발히 토론하고 결과물을 제작할 수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경복초 학생들은 교실과 집, 수업을 듣는 장소에 관계 없이 학교생활을 동일하게 한다. 지난해 4월부터 모든 수업을 실시간 쌍방향으로 운영한 덕분이다. 학생들은 교복이나 체육복을 입고 오전 8시 40분까지 등교하거나 줌에 접속하고 아침 독서시간을 거쳐 9시부터 수업을 시작한다. 오후 2시 반까지 6교시 수업, 오후 4시 10분 방과후 수업까지 온·오프라인으로 똑같이 운영된다.

경복초는 학생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기 위해 여러 활동을 기획했다. 5년 전부터 어린이대공원에서 진행하는 ‘힐링 걷기’뿐 아니라 1교시 시작 전 운동장과 체육관에서 하는 ‘아침운동’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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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생일을 맞은 2학년 지민(가명) 양이 교장실 문을 두드렸다. 김정곤 교장은 지민 양에게 “아침에 맛있는 것 먹었니?”라고 묻더니 꽃과 연필, 젤리를 건넸다. 생일을 맞은 친구는 학교 홈페이지 내 학급방에 사진이 올라가고 댓글로 축하를 받는다. 등교하면서 교장에게 직접 선물도 받는다.

지난주 4학년 1반 학생들은 줌으로 노래 ‘똥 밟았네’에 맞춰 춤을 연습하고, 등교하는 날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반 학생들이 함께 춤 춘 영상은 교내 방송 ‘우리 반의 뮤직비디오 고고고’ 코너에 소개됐다. 학내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송출된다. 축제(예술제)도 학생들로부터 연주 영상이나 영화 등을 공모 받아 온라인으로 이달에 진행할 예정이다. 수영 역시 교내 수영장을 활용해 중단 없이 진행됐다.

수업은 온·오프라인이 탄탄하게 연결되어 있어 효과가 두 배다. 1일은 3학년 2반의 ‘메이커’ 수업. 픽셀이 뭔지 배우고 관련 결과물을 완성하는 날이었다. 이미 교사가 온라인에 올려뒀던 영화 ‘픽셀’ 관련 영상을 보고 왔기에 학생들은 기본개념을 알고 있었다. 학력 저하 우려도 없다. 영어나 중국어의 경우 오프라인과 동일하게 한 학급을 두 개로 분반해 교사 1명이 학생 12∼14명과 소통한다.

○ 코로나19가 만든 변화는 계속돼야

코로나19가 만들어낸 변화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다 해도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다. 김 교장은 “학생들이 스마트기기에 익숙해져 학교로 돌아온다고 해서 수업이 이전과 같은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며 “교사들도 준비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며 학교가 특히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부득이하게 결석하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이 대표적이다. 경복초의 경우 교사 한 명이 이런 학생들만 전담해 줌으로 실시간 수업을 진행한다. 때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한두 명이 결석하는 경우 줌을 통해 교실에 있는 반 친구들과 수업을 들을 수도 있다.

교사가 학부모와 학생의 학교 생활에 대해 소통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해소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경복초는 지난해부터 한 학기 2회 전화 상담을 의무적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 이전에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 교사들도 처음에는 불편해했다. 학부모에게 아이가 수업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마음 상태가 어떤지를 알려주려면 교사들은 학생에게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담임교사뿐 아니라 영어와 체육 등 교과전담 교사도 모두 상담을 진행한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당연히 좋았다. 김 교장은 “상담을 진행하며 학부모들로부터 얻은 피드백으로 학교 경영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경복초의 신입생 입학 경쟁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20명 모집에 1636명이 지원해 전국에서도 가장 높았다. 올해 서울지역 사립초 원서 접수는 15∼19일, 추첨은 22일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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