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부터 전국민에 부스터샷 접종… 백신확보 더 어려워질듯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9일 14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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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올 9월부터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추가 회분) 접종을 시작한다.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는 와중에 기존 백신 접종자들의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에선 현재까지 약 2억 명의 인구가 1회 이상 접종을 마친 만큼 부스터샷이 시작되는 가을부터는 그만큼의 백신 물량이 미국에 추가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의 백신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등은 18일(현지 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9월 20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2회차 백신 접종을 마친 뒤 8개월이 경과한 사람은 이 때부터 부스터샷 접종이 허용된다. 보건당국은 9월에 접종을 시작할 즈음에는 의료 종사자나 요양시설 입소자, 고령자 등 작년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1순위로 백신을 맞았던 사람들이 부스터샷을 맞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며 일단 데이터를 더 수집한 뒤 접종 계획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부스터샷 접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 효과가 계속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데이터를 보면 첫 접종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보호 효과가 떨어지는 게 분명하다”면서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우리는 경증과 중간 수준의 질환에 대해 보호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CDC가 공개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델타 변이가 증가하면서 기존 백신의 효과는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주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입원이 필요한 질환에 대한 백신의 보호 효과는 95%로 계속 유지됐지만 감염 예방 효과는 석 달 만에 92%에서 80%로 떨어졌다. 1만5000개의 요양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3월엔 74%였지만 6월 이후엔 53%로 급감했다.

미국은 지난주만 해도 암 환자 등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들에 한해 부스터샷을 권고했지만 일주일 만에 그 대상을 사실상 모든 미국인으로 확대했다. 미국의 부스터샷 접종 계획이 아직 백신이 부족한 다른 나라에 대한 공급량을 줄여 결과적으로 글로벌 팬데믹 종식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은 백신이 워낙 충분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세계 일부 지도자들은 다른 나라들이 첫 접종을 할 때까지 미국이 세 번째 샷을 접종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간 상당한 백신을 다른 나라에 기부해 왔다. 우리는 미국을 돌보면서 세계를 도울 수 있다”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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