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증거 잡는다…집에 몰래 녹음기 설치한 아내 선고유예

뉴스1 입력 2021-07-27 16:39수정 2021-07-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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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외도 증거를 잡기 위해 집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한 40대 여성에게 선고유예가 내려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지선)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8·여)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 기간을 특정한 사고 없이 지내면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A씨는 지난 2019년 6월18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배우자인 B씨와 함께 생활하는 자신의 집 싱크대에 녹음기를 숨겨두고 B씨와 내연녀의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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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B씨의 외도를 의심하던 A씨는 확실한 증거를 잡기 위해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해당 녹음 파일을 위자료 청구 목적의 민사소송에 증거로 실제 제출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자신과의 대화가 아닌 제3자 간의 대화를 녹음하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재판 또는 징계 절차의 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다.

특히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이에 따라 알게 된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진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배우자의 불법행위가 명백하더라도 통신의 비밀과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에 해당, 남편의 불륜을 잡기 위해 기본권 침해 행위의 목적이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Δ자신의 주거지에 녹음기를 설치한 점 Δ제3자의 주거 침입을 의심할 객관적 정황이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집에 녹음기를 설치, 배우자와 부정행위 상대방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고, 녹음 파일을 부정행위 상대방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의 증거로 제출해 공개한 것은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부정행위 상대방이 부정행위 가담 사실과 책임을 부인함에 따라 불법행위에 대한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피고인이 대화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출하기에 이르렀으며, 해당 대화 내용을 다른 곳에 공개하거나 누설하지 않았다”며 “모든 양형 요소를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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