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선호 씨 부친 “직원들, 철판 깔린 아들 보고 중계하듯 보고”

동아닷컴 조혜선 기자 입력 2021-05-10 15:02수정 2021-05-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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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선호 씨 빈소 사진. 김득중 쌍용차지부장 트위터
경기 평택항에서 철제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사망한 고(故) 이선호 씨(23)의 아버지가 “(직원들은) 무거운 철판에 깔려서 숨이 끊어져 가고 머리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아들의) 죽어가는 모습을 윗선에다가 현장 중계하듯이 보고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0일 오전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이 씨의 아버지 이재훈 씨가 출연해 지난달 22일 발생한 아들의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사고 발생 2주가 지난 이날까지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는 이 씨의 아버지는 “아이가 이렇게 되기까지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분명 있다”며 “두 사람 중에 한 명은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한 사람은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면서 발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 전에 일어났던 상황에 대해 “전화가 걸려와 인력 1명만 장비를 가지고 보내달라더라. 외국인 근로자가 정(끝이 뾰족한 장비)을 이해 못할 것 같아 눈앞에 있는 아들에게 내용을 전달하라고 같이 보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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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도 8년간 일하면서 컨테이너 해체작업에 투입된 적이 없는데”라며 아들이 보조처럼 처음 투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안전핀이 제거된 상태에서 (아들이) 철수하려는데 쓰레기를 주우라고 지시했다더라”고 설명했다.

고(故) 이선호 씨가 사고를 당한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 작업현장. 뉴스1

고인이 된 이 씨는 쓰레기를 줍던 중 맞은편에서 지게차가 컨테이너 날개를 접었는데, 그 반동으로 이 씨가 있던 쪽 컨테이너 날개까지 접히면서 무게 300kg 가량의 철제 날개에 깔려 사망했다.

아버지는 사고 직후 119 신고도, 가족인 자신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라는 책임자가 무전기로 윗선에게 보고해 대리가 현장으로 달려왔다. 그럼 먼저 119에 신고해야 하는데 신고도 않고 또다른 윗선에 전화했다”면서 “여기서 인간의 극과 극이 나온다. 같이 투입된 외국인 근로자는 병원차를 부르라며 철판을 들려고 하다가 허리를 다쳤다”고 말했다.

이 씨 아버지는 사측이 ‘쓰레기를 주우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사건의 본질은 안전요원을 투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인건비를 줄이고 이윤을 더 남기겠다는 욕심 때문에 벌어진 사고”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더이상의 산재사망사고가 마지막이 되기를 희망한다. 두 번 다시는 이런 희생자가 안 나오게끔 전부 다 잘해야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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