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코로나 걸릴 걸”… 사지마비 간호조무사 남편이 분노한 이유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4-20 16:55수정 2021-04-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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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자료사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사지가 마비되는 등 이상 반응을 보인 40대 간호조무사의 남편이 “국가를 믿고 백신을 접종했을 뿐인데 돌아온 것은 개인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큰 형벌”이라며 “코로나에 걸리는 게 더 현명했겠다”고 했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Z 접종 후 사지 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이라고 밝힌 A 씨의 청원이 올라왔다.

A 씨는 “우리 가족만의 불행이라 생각해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하고 사망했거나 중증후유증을 앓고 계신 많은 분들, 앞으로 저와 같은 피해를 볼 수 있는 수많은 국민을 위해 용기를 냈다”고 글을 작성한 이유를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40대 간호조무사인 아내는 AZ 백신 접종을 받은 후 진통제를 먹어가며 일했지만, 접종 19일 만인 지난달 31일 사지가 마비돼 병원에 입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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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지금 와서 보니 입원 3~4일 전부터 전조증상이 있었으나, 정부의 부작용 안내 부족으로 알아채지 못했다”며 “아내는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이라는 병명을 판단 받았다. 담당 의사를 만나 6개월에서 1년 정도 치료와 재활을 해야 할 수 있고,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실적인 문제는 치료비와 간병비”라며 “일주일에 400만 원씩 나오는 치료비와 간병비를 서민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보건소에서는 치료가 모두 끝난 다음 치료비와 간병비를 일괄 청구하라고 한다. 심사 기간은 120일이나 걸린다고 한다”며 “언론에 보도가 되니 정부는 ‘해외 사례는 있지만 인과성은 인정되지 않았다’며 또 한 번 억장을 무너뜨렸다. 의학자들이 풀어내지 못하는 현상을 의학지식도 없는 일반 국민이 그 인과관계를 어떻게 입증해야 하는 것이냐”고 했다.
AZ 접종 후 사지 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이라고 밝힌 A 씨의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A 씨는 국가보상은 오랜 시간이 걸리니 우선 산업재해신청이라도 하기위해 근로복지공단에 찾아갔지만, 관계자로부터 “안타까운 일이지만 백신 후유증으로 산재접수가 안 된다. 그리고 이 시국에 인과관계를 인정해 줄 의사가 어디 있겠나”라는 단호한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근로복지공단 사무실에는 ‘코로나 확진 피해자들은 산재신청을 해주세요’라는 포스터가 있었다”며 “‘아! 백신을 맞지 말고, 코로나에 걸리는 게 더 현명했던 거구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 씨는 “저는 연인에게 배신당한 기분”이라며 “‘안전하다’, ‘부작용은 정부가 책임진다’라는 대통령님의 말씀을 믿었다. 그 밑바탕에는 대통령님에 대한 존경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국가가 있기는 하느냐”고 반문하며 글을 마쳤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A 씨의 청원글은 사전 동의 인원 100명을 훌쩍 넘은 4400여명의 동의를 얻어 정식 청원 등록 대기중이다.

전날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B 씨는 지난달 12일 AZ 백신을 접종한 뒤 두통 등 증상이 일주일 넘게 지속됐다. 지난달 24일에는 사물이 겹쳐서 보이는 ‘양안 복시’가 발생했으며, 같은 달 31일 병원에 입원한 뒤에는 사지 마비 증상까지 나타났다. 병원 측은 B 씨에 대해 ‘급성 파종성 뇌 척수염’으로 진단했다. 현재까지 시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 치료중에 있다. B 씨는 평소 기저질환도 없던 것으로 확인돼 백신 부작용 가능성이 의심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파종성 뇌 척수염이라는 내용은 (백신의) 이상반응, 부작용으로 아직 등록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종 진단명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약 1개월 이후 다시 검사를 해서 확인하겠다. 그 이후 심의 의뢰를 해주면 중앙 피해조사반에서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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