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이씨는 사고 직후 대학 내 익명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하얀 신발 한 짝 못 찾아줘서 미안하고, 백팩 못 꺼내줘서 미안하다. 그리고 검은 가디건 입으신 분 제가 좀만 더 운동 잘하고, 생각 있었으면 구해드릴 수 있었는데 조금이라도 일찍 신고했으면 됐을 텐데 정말 미안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씨는 “제가 당황하거나 흥분하지 않고 더 빠르게 잘했다면 목숨을 살렸을 수도, 덜 다쳤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당시 현장을 떠나며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무력감이 컸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사고 직후 해당 커뮤니티에는 A씨 도움을 받았던 당사자가 나타나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문에 깔려있던 부상자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학생이 “사고 났던 버스 맨 앞 1인 좌석에 탔고 사고 후 왼손과 머리카락이 끼어있었다”며 “밖으로 오른손이 나와 있었는데 어떤 분이 계속 괜찮다고 손잡아주면서 다독여줬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글에 이씨는 “문을 자꾸 들려고 했던 사람”이라며 “아프게 해서 미안해, 살아있어 줘서 고마워. 끝까지 있어야 했는데 소방관분께서 위험하다고 나오라고 하셔서 끝까지 문을 못 잡고 있었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씨는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도 “저만 한 게 아니라 여러 명이 함께 도와 한 일이고, 그렇게 대단하고 특별한 일이 아니다”라고 손을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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