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시세 절반 수준 ‘청년임대주택’ 늘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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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미만 주택 24가구 신규매입
리모델링 거쳐 청년들에게 공급

대학을 자퇴하고 계약직 직원으로 불안정한 직장 생활을 이어가던 A 씨(30)는 지난해 대학에 다시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전기 분야 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학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입학할 대학을 정하고 입시 준비를 하면서 A 씨는 고민에 빠졌다. 대학에 들어가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수십만 원의 월세가 걱정거리였다. 이런 A 씨 눈에 들어온 것이 전북 전주시가 운영 중인 ‘청년임대주택’이었다.

학교에서 가깝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쉬워 주거 여건이 좋은 곳이었지만 주변 원룸의 보증금과 월세 시세보다 3분의 1 정도 쌌다. A 씨는 망설임 없이 청년임대주택 입주를 신청했고, 심사를 거쳐 지난해 9월부터 18m² 면적의 원룸에 입주해 살고 있다. A 씨는 “안정적인 주거공간인 청년임대주택 덕분에 미래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시가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청년임대주택을 늘리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직장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비싼 임차료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전주시는 2019년부터 청년임대주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학 주변의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사들여 리모델링한 뒤 만 19∼39세 무주택 청년들에게 시세의 50% 이하 가격으로 빌려준다. 생계·주거·의료급여를 받는 가구나 한부모 가족, 차상위계층 등이 1순위 입주 대상이다. 지난해까지 45가구를 공급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다른 원룸이나 오피스텔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보금자리를 구할 수 있는 데다 2년 단위로 최대 6년까지 살 수 있어 입주를 원하는 청년들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공급하는 물량은 24가구다. 이를 위해 전주시는 전용면적 85m² 이하이면서 사용 승인 이후 15년이 안 된 주택을 대상으로 매입 신청을 받는다. 시는 매입 신청 주택의 입지 여건과 노후 정도 등을 점검해 건물을 사들인 뒤 리모델링을 한다. 매입 가격은 감정평가 금액이다. 주택을 판매하려는 소유자는 전주시 홈페이지에서 신청서 등 관련 서류를 내려받아 주거복지과에 신청하면 된다. 김은주 전주시 주거복지과장은 “청년들이 생활하기 편리한 집을 사들여 깨끗하게 보수한 뒤 집 걱정 없이 편안하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주시#청년임대주택#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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