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뽀뽀도 하고싶은데”…요양병원 눈물의 면회 재개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10일 17시 11분


10일 오후 부산 사하구 타임재활요양병원에서 백승아, 백지연씨가 3개월만에 모친 여풍자씨를 만나고 있다.2021.3.10 /뉴스1
10일 오후 부산 사하구 타임재활요양병원에서 백승아, 백지연씨가 3개월만에 모친 여풍자씨를 만나고 있다.2021.3.10 /뉴스1
“앞으로 자주 얼굴 보러 올게. 어디 아프면 꼭 연락해야 해.”

이근형씨(65)는 면회실 유리창 너머로 들려오는 부인 권점화씨의 목소리를 듣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개월여간 굳게 닫힌 부산지역 요양병원 면회실의 문이 다시 열렸다.

10일 오후 2시 사하구 타임재활요양병원의 면회실.

오랜만에 소중한 가족을 마주한 면회객들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강서구 명지동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백승아, 백지연씨(50대)는 세 달만에 마주한 어머니 여풍자씨에게 반갑다며 손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엄마, 우리 지우가 부산대병원에 간호사로 취직했어요”라며 안부를 전했다.

오랜만에 딸의 목소리를 들은 여풍자씨는 눈시울을 붉혔다.

백씨는 “울지 마요, 엄마. 우리 꼭 코로나 끝나면 다 같이 함께 살자.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해요”라고 말했다.

면회가 시작된 지 10분, 그는 휠체어를 탄 채 병실로 돌아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훔쳤다. “어머니의 손을 직접 잡지는 못했지만, 유리창 너머로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어머니를 찾아뵐 예정”이라며 “치아가 좋지 않으셔서 음식을 제대로 못 먹는다. 날로 핼쑥해지는 얼굴을 보면 가슴이 참 아프다”고 토로했다.

뒤이어 모친 김금순씨를 보기 위해 병원에 들어선 김선옥씨(50)는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청각이 불편한 김금순씨를 위해 김선옥씨는 몸짓을 하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김씨는 “다시 면회가 허가돼 정말 다행이다”며 “마음 같아선 뽀뽀도 하고 싶고 손을 잡아주고 싶다. 비접촉이라도 얼굴을 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특성상 고령의 환자가 밀집해 있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채 면회를 진행했다.

요양병원 직원들은 면회 시간이 끝나면 면회실 내부에 알코올 소독제를 뿌리는 등 구석구석 꼼꼼히 방역 작업을 했다.

취재진 역시 보호복을 두르고 비말 차단 가림막을 쓰고 나서야 면회실에 입장할 수 있었다.

타임요양병원을 포함한 부산지역 대부분 요양병원은 지난 9일 면회 재개 허가를 받았지만, 면회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으로 인해 10일부터 본격적으로 면회실의 문을 열게 됐다.

임종을 앞둔 환자이거나 위중증 환자에게만 허용되는 접촉 면회는 11일 도착하는 신속항원검사 키트가 배송된 이후 시작된다.

면회 날짜로부터 24시간 이내로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확인돼야 접촉 면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송재범 타임요양병원장은 “오랜 시간 면회가 허가되지 않아 자진 퇴원하는 환자가 있을 정도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며 “그저께부터 면회 신청 문의가 자주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감염 확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비접촉 면회지만 면회를 희망하는 사람은 발열 체크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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