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 냉수로 수열에너지 육성
스마트팜 냉난방 설비에 적극 활용
“디지털-그린뉴딜 동시 달성 목표”

○ 경제성·친환경성 입증된 수열에너지
물은 열에너지를 축적하는 능력이 공기보다 크다. 그래서 물의 온도는 대기 온도에 비해 여름에 낮고 겨울에 높다. 이 수열에너지는 건물의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 물이 흐르는 관로가 건물을 통과할 때 여름에는 물의 냉기를 실내에 공급하고, 겨울철에는 물에 있는 열기를 빼 실내에 넣는 방식이다.수열에너지를 활용하면 냉난방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다. 또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 친환경적이다. 수열에너지를 사용하면 에어컨을 사용할 때 설치하는 냉각탑도 줄일 수 있고, 냉각탑으로 인한 도심 열섬 현상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의 열기만 활용하니, 자원이 풍부한 춘천 입장에서는 고갈되지 않는 자원을 활용하는 셈이다.
○ 디지털·그린 뉴딜 ‘일석이조’
춘천은 소양강댐 하류 4km 지점에 78만5000m²(약 24만 평) 규모로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클러스터는 내년부터 용지를 조성해 2027년 기업 입주가 마무리된다. 클러스터에는 6개의 대형 데이터센터와 데이터 관련 기업들이 들어서는 데이터 집적단지를 중심으로 스마트팜과 주거단지가 들어선다. 하루에 약 25만 t의 소양강댐 냉수를 클러스터 냉난방에 사용한다. 침체된 농업 분야도 수열에너지를 활용해 발전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농가 수는 100만7000가구로 2018년 대비 1.3% 줄었고,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같은 기간 46.6%로 1.9%포인트 늘었다. 춘천은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첨단농업단지 스마트팜을 조성해 농가 소득을 늘리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수열에너지를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냉난방을 할 수 있고 IT를 활용해 여름 딸기와 고추냉이 등 고소득 작물을 수월하게 재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춘천시 측은 “수열에너지로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을 동시에 달성하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시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수열에너지 육성에는 환경부도 적극적이다. 전국 곳곳에 뻗어 있는 하천과 댐, 광역상수도망을 이용해 도심에서도 쉽게 수열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환경부는 9월 ‘수열에너지 사업 지원단’을 구성했다. 에너지와 건축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원단은 공공 및 민간의 수열에너지 활용과 관련한 정책 자문과 기술 상담을 돕고 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