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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일반재판 수형인 재심서 첫 무죄…90대 피고인 “봄이 왔다”
뉴스1
업데이트
2020-12-07 12:02
2020년 12월 7일 12시 02분
입력
2020-12-07 12:01
2020년 12월 7일 1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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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제주4.3 당시 일반재판으로 옥고를 치룬 김두황 할아버지(92)가 첫 무죄 선고를 받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2020.12.7/뉴스1© News1
제주4·3 당시 일반재판을 받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생존수형인 김두황 할아버지(92)가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다. 일반재판 수형인이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7일 미군정청 법령 19호 위반 및 구형법 77조 내란죄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김두황 할아버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할아버지가 1949년 4월11일 제주지법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은 지 71년 만에 억울함을 풀게 된 것이다.
김 할아버지는 당시 서귀포 난산리에서 무허가 집회와 폭도들에게 식량을 제공할 것을 결의했다는 누명을 쓴 뒤 경찰조사 과정에서 물고문과 총살 위협 등을 받았다.
이후 억울한 징역살이를 한 김 할아버지는 지난해 10월22일 제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해 이날 불명예를 씻게 됐다.
이날 오전 9시40분 201호 법정에서 열린 재심에서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자 방청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피고인은 일관되게 공사사실을 부인했고 검사는 관련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증거가 없어 검찰도 무죄를 구형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해 증거관계만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한 경우에 해당돼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별도의 입장도 발표했다.
재판부는 “극심한 이념 대립으로 벌어진 사건 속에서 갓 스무 살이 넘은 청년이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명목으로 억울하게 처벌받았다. 한 개인의 존엄이 희생되고 삶은 피폐됐다”고 평했다.
이어 “92세 피고인은 그동안 하소연 한번 하지 못하고 자신의 탓으로 여기거나 운명으로 여겨 침묵했다. 피고인의 응어리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이번 선고가 여생 동안 응어리를 푸는 시작이길 바란다”고 위로를 전했다.
김 할아버지는 무죄 선고 직후 “재판장님 감사하다. 4·3 희생자 신고를 하게 해준 대통령님께도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또 소감을 묻자 “따뜻한 봄이 왔다. 유채꽃도 활짝 피었다. 무죄 판결을 받았다. 기쁜 날이니 박수 한번 쳐주세요”라며 박수를 유도했다.
김 할아버지는 “무죄”라고 소리치며 두 팔을 벌려 만세를 하기도 했다.
딸 김연자씨(63)는 “재판을 받는 날마다 아버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런 날이 찾아와 너무 축하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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