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안에 아직 가족 있어”…아수라장된 주상복합 화재 현장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9일 0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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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주상복합아파트 대형화재...주민 수백명 대피
"순식간에 불기둥된 아파트...이리저리 파편 튀어"

“제발 무사히 구조되길 바랄 뿐입니다.”

9일 오전 1시 20분께 울산시 남구 달동에서 만난 엄말섭(54)씨는 불길에 휩싸인 주상복합 건물을 초조하게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삼환 아르누보 24층에 살고 있는 엄씨는 “아직도 아파트 안에 마누라와 두 아이들이 아파트 안에 있다”며 “다행히 옥상으로 대피했다고 하지만, 아직 갇혀 있다는 딸 아이의 메시지를 보니 걱정돼 죽겠다”고 울먹였다.

그는 “바람은 자꾸 거세지고 있는데, 소방호수 물줄기도 겨우 20층 정도까지만 올라가 답답하다”며 “부디 가족들 모두가 무사히 구조되길 바란다”고 했다.

화재를 목격한 최모(49)씨도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한순간에 불기둥이 됐다”며 “건너편까지 불씨와 건물 파편이 날아와 하마터면 다칠뻔 했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이날 화재 현장 주위에는 건물 외벽으로 추정되는 파편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남구 달동과 신정동 일대도 메퀘한 연기로 가득해 일부 주민들이 두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늦은 새벽까지도 강한 바람에 불길이 꺼지지 않으면서 주민 수백 여명이 밖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달동에 거주하는 김모(27·여)씨는 “창 밖으로 불길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보니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밖으로 나왔다”며 “집 안에도 타는 냄새가 진동해 실내에 있을 수가 없더라”고 말했다.

한편 8일 오후 11시 7분께 울산시 남구 신정동 주상복합아파트인 삼환 아르누보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에 큰 불길을 잡았으나, 강풍으로 인해 다시 불길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9일 오전 2시 50분 기준 단순연기 흡입 등 부상자 70명이 발생한 상태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화작업과 함께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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