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교도소’ 신상공개된 고대생 숨진 채 발견…진실공방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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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9월 6일 1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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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도소
디지털교도소
성범죄와 살인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산 피의자(또는 용의자)의 신상정보를 임의로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가 성범죄자로 지목한 고려대학교 재학생이 최근 숨진 채 발견됐다.

5일 고려대학교 커뮤니티 ‘고파스’와 경찰 등에 따르면 고려대 19학번 재학생 A 씨(21)는 최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디지털교도소는 A 씨가 22살인 지인에 대해 ‘지인능욕’을 했다며 얼굴과 사진, 학교, 전공, 휴대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지인능욕이란 지인의 얼굴에 음란사진을 합성해 인터넷상에서 공유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그러자 A 씨는 ‘고파스’에 지난달 12일 본인의 신상이 디지털교도소에 올라왔다며 “디지털교도소에 올라온 사진과 전화번호, 이름은 제가 맞다. 다만 그 외의 모든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일에 휘말린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7월8일 오후 11시경 모르는 사이트에 가입이 됐다는 문자가 와서 URL을 누른 적도 있고 비슷한 시기에 모르는 사람한테 핸드폰을 빌려준 적도 있긴 하다. 정확한 연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사이트 가입이 화근이 된 것 같다”며 “휴대전화 번호가 해킹당한 것 같다”다고 했다.

유족 측은 디지털교도소에 신상정보 등이 올라온 사실에 대해 명예훼손이라며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디지털교도소 측은 몇 가지 증거를 내놓으며 A 씨가 실제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A 씨는 텔레그램에서 ‘피치***’이란 닉네임을 사용했고, 지난 7월6일 ‘지인능욕’을 요청했다 것이다. 디지털교도소는 A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인능욕’을 요청하며 나눈 대화 내용 캡처본을 공개했다. 또 A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사죄의 뜻을 전하는 음성 파일도 공개했다.

디지털교도소 측은 “A 씨가 사과문을 보낸 날짜는 7월 8일이 맞지만 지인능욕을 요청한 날짜는 7월 6일이다. 같은 계정 같은 방에서 이루어진 사건”이라며 “A 씨가 누군가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당일만 벌어진 사건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교도소 측은 사건의 피해자인 A 씨의 지인으로부터도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 측은 A 씨가 진짜 가해자일 경우와 해킹으로 인한 피해자일 경우를 모두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어떤 방향의 대처를 해야 할 지 고민 중”이라면서도 “피해자 측과 A 씨의 실제 지인들은 목소리파일 확인결과 A 씨가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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