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푸드코트 8명 확진… 식당-카페 ‘무증상 감염’ 전국 번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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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중 마스크 벗어 감염 취약… 같은 시간 머문 불특정 다수 확산
서울역 주변 맥도날드-스타벅스… 거제 카페서도 확진자 나와

2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인근 카페. 직원 포함 일부 고객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특히 음료 등 주문 음식을 받고 난 뒤엔 대부분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 걸쳤다. 인근 식당들도 엇비슷했다. 고객들은 한참 동안 벗어뒀던 마스크를 다시 쓰지 않고 대화를 나눴다. 그나마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는 테이블 수를 줄여 거리를 뒀지만, 일반 식당이나 카페들은 테이블 간 간격도 1m가 채 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전국에서 대형마트 푸드코트나 패스트푸드 가게 등 외식 업장으로 번지고 있다. 마스크를 내리고 식사를 하는 데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불특정 다수가 모여드는 장소다 보니 방역당국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 순천 마트 푸드코트 8명 확진

전남도와 순천시에 따르면 60대 남성 A 씨는 18일 순천에 있는 한 대형마트 푸드코트에서 지인과 식사를 한 뒤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지인은 서울의 한 방문판매 업체를 들렀다가 20일 확진된 70대 여성의 아들이다. 이 지인 역시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된 두 사람이 푸드코트에서 식사할 때 주변에 머물렀던 30대 여성 등 다른 고객 4명도 2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 측은 “이들은 모두 식사를 하던 상태라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날 A 씨 일행과 대화를 나눴던 푸드코트의 직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이 푸드코트를 자주 들렀던 해당 마트의 50대 여성 직원도 23일 확진돼 관련 확진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푸드코트 관련 확진자들은 대부분 무증상이었다는 점에 방역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방문판매 업체에 들렀던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를 추적하면서 푸드코트의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고객들의 인적 사항을 찾아 검사했는데 집단감염이 확인된 것이다.

순천에선 20∼23일 이들을 포함해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지역감염 확산 우려도 높아졌다. 특히 푸드코트로 번진 60대 여성 확진자의 지인들이 순천에 있는 식당에 들러 30대 종업원이 확진됐고, 또 다른 식당에서 같이 식사를 하던 60대 남성 등 4명도 확진 판정을 받아 외식업계 감염이 잇따랐다.

○ 패스트푸드 가게 등에서 확진자 잇따라

서울에서도 패스트푸드 가게와 커피전문점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한국맥도날드는 “맥도날드 서울역점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점포의 영업을 중단했다”고 22일 밝혔다. 맥도날드 서울역점은 서울역 안에 있다. 회사 측은 이날 서울역점을 방역했으며 전 직원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경기 파주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데 이어, 스타벅스 서울역동자동점에서도 23일 현재 직원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스타벅스는 이날 오전 방역당국으로부터 통보받고 방역 조치를 했다. 앞서 롯데리아에서도 11일 이후 점장 등 관련 확진자가 10명 이상 나와 한때 서울 시내 8개 매장이 문을 닫기도 했다.

경남 거제에선 22일 카페 종업원이 확진된 데 이어 해당 카페 사장인 50대 여성 B 씨도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는 카페 옆에서 국숫집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확진 전 법원과 골프장, 병원, 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을 다수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성 kts5710@donga.com / 순천=이형주 / 강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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