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땐 전재산 기부” 손혜원… 법원 ‘보안자료 이용 투기’ 실형

고도예 기자 입력 2020-08-13 03:00수정 2020-08-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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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 징역 1년6개월 선고
“공직자 신뢰 훼손한 중대 비리” 방어권 보장차원 법정구속은 안해
孫 “판결 납득 어렵다” 항소 뜻
‘차명 밝혀지면 기부’ 페북 글 삭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전남 목포 구도심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된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선고 공판 직후 서울남부지법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국회의원 신분으로 입수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전남 목포 구도심에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65)에 대해 1심 법원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손 전 의원은 “목포를 발전시키기 위해 합법적으로 투자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법원은 “의정 활동 중 입수한 보안자료를 이용해 불법 투기를 한 것”이라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성규 부장판사는 12일 부패방지권익위법과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손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손 전 의원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불법 투기’한 일부 목포의 부동산에 대해 몰수 명령도 내렸다. 손 전 의원을 통해 알게 된 미공개 정보의 내용을 지인에게 누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보좌관 A 씨(53)에게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올 2월 인사부터 재판을 맡게 된 박 부장판사는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범행이고 청렴한 공직사회 건설을 통한 선진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시정돼야 할 중대한 비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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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장판사는 손 전 의원이 2017년 5월과 9월 등 두 차례에 걸쳐 목포시 관계자로부터 외부에 공개가 안 되는 보안자료인 ‘도시재생 사업 계획’을 미리 받아 본 뒤 사업구역 안에 포함된 부동산 4억4300만 원어치를 자신과 지인 등의 명의로 사들인 것이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손 전 의원을 보안자료를 입수한 뒤 2017년 5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목포 일대 14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불법 매입한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박 부장판사는 손 전 의원이 2017년 5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6개월 동안 자신과 지인 명의로 매입한 부동산만 ‘불법 투기’한 것으로 봤다. 박 부장판사는 “국토교통부가 2017년 12월 사업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손 전 의원이 발표 이후 사들인 부동산에 대해서는 위법하게 매입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손 전 의원은 “목포시의 개발 계획은 이전부터 주민 공청회 등을 통해 공개돼 있었다”며 자신이 입수한 자료를 ‘보안자료’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부장판사는 “목포시가 공청회를 열었지만 참석자를 시 공무원과 시의회 의원, 사업 관련자, 주민이나 상인회 대표 등으로 제한했고 발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 부장판사는 손 전 의원이 조카 이름을 빌려 목포 게스트하우스 ‘창성장’을 차명 거래했다는 혐의도 유죄로 봤다. 박 부장판사는 “손 전 의원이 부동산 매매 과정을 전부 결정했고 매매 대금과 중개 수수료, 리모델링 비용도 댔다”며 손 전 의원을 창성장 실소유주로 인정했다.

손 전 의원은 지난해 6월 검찰의 기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납득하기 어렵고, 차명 소유한 부동산이라고 밝혀지면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썼다. 이 글은 12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손 전 의원은 1심 선고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들인 유죄 판결을 납득하기는 어렵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손혜원#보안자료 이용 투기#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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