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신호등’ 설치 등 광진구청에 정책 아이디어 제안
區 “실효성 있어 실제 도입할 것”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은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 ‘노래하는 신호등’ 설치를 서울 광진구에 제안하기에 앞서 광진구와 다른 지역의 현장을 조사했다. 강원 횡성군의 한 초등학교 통학로를 조사하는 모습. 김민재 씨 제공
“학생들이 우리 구의 여러 문제를 깊게 연구하고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해 놀랐습니다. 학생들 이름을 반영해 정책이 실제로 도입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학생 30여 명은 서울 광진구청에서 ‘광진구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정책 아이디어 제안’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하고 윤종장 부구청장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시민정치론’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광진구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1학기 내내 현장을 뛰었다. 이현출 교수가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의 큰 담론보다 지역에 애정을 갖고 정책을 발굴하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체험해보라”며 이 수업을 기획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제안을 정책으로 반영하기 위해 운영 중인 플랫폼 ‘국민생각함’과 연계해 진행했다.
권익위로부터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광진구 민원 자료를 받아든 학생들은 현장을 조사하고, 관련 부서 정책 담당자와 전문가 등을 만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갔다. 1학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을 만나는 데 제약이 많았지만 학생들은 7개 팀으로 나뉘어 바삐 움직였다. 광진구는 학생들의 면담 요청에 응하다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해 실제 정책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 ‘노래하는 신호등’을 설치하자고 제안한 팀은 광진구 내 22개 초등학교 횡단보도를 직접 조사하고 다른 지역의 통학로 실태도 살펴봤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건국대 학생 김민재 씨는 “학교 앞에서 비보호 좌회전이 허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들이 무단횡단을 하면 사고 위험이 많다”며 “인기 캐릭터 목소리나 노래를 활용해 신호를 지켜 건너자는 메시지가 나오는 신호등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팀은 휴대전화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한 공중전화 부스를 간편식 판매 가게로 만들어 영세상인 등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반려동물로 인한 여러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민에게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이수증을 발급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팀도 있었다. 건국대 학생 박지영 씨는 “건국대에는 수의과가 있어 반려동물 의무교육을 잘 설계할 수 있다”며 “광진구가 반려동물 문화를 선도해 나가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인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면담하는 게 어려웠지만 강의실에서 나와 현장을 찾아가 보고 시민을 위한 대안을 만드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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