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종사자들 “폭염·과로·인력난 등 코로나 3중고”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15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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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학교급식 종사자들이 과로와 폭염, 인력난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종사자들은 급식실 안전과 감염병 예방을 위해 노동강도 완화와 대체 인력 확보, 혹서기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15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남지부에 따르면 전국학비노조가 지난 8∼10일 광주·전남 705명을 비롯, 전국 초·중·고와 유관기관 급식종사자 462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급식실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 76.5%가 “노동강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등교수업 개시 후 학교급식이 본격화되면서 칸막이 설치와 마스크 의무 착용, 배식기준 강화 등으로 업무강도가 급증했다는 게 종사자들의 주장이다.

배식 시간이 길어지고 칸막이까지 설치돼 청소와 정리시간이 각각 1시간 이상 증가했다고 답한 종사자도 39%(1805명)와 30.8%(1429명)에 달했다.

코로나19로 방학이 미뤄져 혹서기인 7~8월 근무가 현실화되면서 온열 질환을 직접 겪거나 주변 동료가 겪었다는 응답자는 46.5%(2150명)에 달했으며, 열사병의 대표 증상인 두통, 심한 피로, 현기증을 느껴봤다는 응답자 역시 48%(2217명)로 절반에 가까웠다. 35%(1627명)는 “어지럼증, 메스꺼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노동부가 열사병 예방수칙 등을 발표했지만, 해당 지침은 야외작업을 수행하는 건설업 노동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고 급식종사자들은 40~50도에 육박하는 실내환경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10명 중 7명은 ‘교육청 지침은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20% 가까운 종사자들은 급식 뿐만 아니라 방역소독 업무까지 수행했고, 37%는 “긴급 돌봄 업무도 지원했다”고 밝혔다. 운동장 풀 뽑기 등의 허드렛일에 동원된 사례도 있었다.

학비노조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급식실 노동강도 완화 대책을 비롯해 ▲대체인력 확보 ▲배치기준 개선 ▲혹서기, 폭염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전남지부 관계자는 “이동배식설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수십㎏에 달하는 밥과 국, 반찬까지 직접 나르고, 급식실 환경개선, 꾸러미 지원 사업까지 도맡는 등 압축, 고강도 노동이 급식노동자의 몸을 병들게 하고 있다”며 “최소한 휴게시간만이라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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