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충청 200㎜ 물폭탄… 배수로 일하던 2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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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이장-주민 급류 휩쓸려 숨져… 대구 계곡서도 60대 추락사
빗길 고속도 6중추돌 사망 사고
도로 끊기고 농경지 침수 잇달아

잠기고… 끊기고… 13일 호우특보가 내려진 부산 연제구 온천천 시민공원이 하천 수위가 불어나면서 물에 잠겨 있다(위 
사진). 13일 전북 장수군 장수읍 비행기고개의 한 도로에서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면서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전북도 제공
잠기고… 끊기고… 13일 호우특보가 내려진 부산 연제구 온천천 시민공원이 하천 수위가 불어나면서 물에 잠겨 있다(위 사진). 13일 전북 장수군 장수읍 비행기고개의 한 도로에서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면서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전북도 제공
12일 밤부터 쏟아진 ‘물폭탄’에 경남 함양에서 2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부터 13일 오후 5시까지 경남 산청 지리산에 280.5mm, 전북 부안 위도엔 228mm의 비가 쏟아졌다. 대전 160mm, 충남 부여는 192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구름대가 지나가는 충청과 경남, 경북 지역에는 시간대별로 호우특보가 발령됐다. 차량과 도로가 물에 잠기거나 농작물이 유실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 3명 사망… 고속도로서 6중 추돌

13일 오전 9시 23분경 경남 함양군 지곡면 보각마을에서 배수로 정비 작업을 돕던 마을 이장 이모 씨(65)와 주민 박모 씨(74) 등 2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이 씨 등은 2시간여 만에 배수로 인근 웅덩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은 깊이 1m, 너비 1.5m의 배수로 옆에서 장애물을 치우던 굴착기 기사를 돕고 있었다. 주민들은 “배수로를 막고 있던 장애물을 걷어내면서 물살이 빨라져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굴착기는 “배수로가 막혔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면사무소에서 동원했다. 사고 당시 함양엔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대구 수성구 파동 용두골 계곡에서는 산을 내려오던 60대가 젖은 노면에 미끄러지면서 5m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오전 10시 9분경에는 경남 합천군 용주교 아래에서 낚시를 하기 위해 보트를 탔던 50대 남성 2명이 물에 빠졌다가 구조됐다. 앞서 오전 2시 20분경엔 경남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에서 폭우로 도로변 경사지의 토사가 무너져 내려 왕복 2차로가 한동안 차단됐다.

장대비에 흠뻑 젖은 고속도로에선 6중 추돌 사고가 일어났다. 오전 7시 33분경 경기 안성시 원곡면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 인근에서 서울 방향으로 향하던 A 씨의 25t 화물차량을 싼타페가 들이받았다. 싼타페 차량을 뒤따르던 5t 화물차 등 4대가 정차하지 못하고 잇달아 추돌했다. 싼타페 차량 운전자인 40대 남성은 현장에서 숨졌고 화물차량 운전자 등 2명은 다쳤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부터 비가 일부 지역에 내렸다. 전방주의 태만인지 졸음운전인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 도로 농경지 차량 등 침수

2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전북에서는 도로가 유실되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장수군에서는 위임국도 13호선 도로 20m가 유실됐다. 지방도 721호 장수군 번암면 노단리 구간에서는 토사가 도로를 덮쳐 교통이 통제됐다. 익산시 황등면에서는 가로수 두 그루가 쓰러졌고 부안의 오리와 기러기 축산 농가 두 곳이 물에 잠겼다. 농작물 침수 피해도 컸다. 부안군에서는 애호박 등을 기르는 하우스 14동과 962ha의 논밭이 물에 잠겼다.

오전 7시 57분경 경북 경주시 외동읍에서는 25인승 버스가 침수됐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부산에서도 폐가가 무너지고 시내 곳곳의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장맛비는 14일 구름대가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면서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오후엔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인다. 남하한 장마전선은 19일 오후 다시 북상하며 전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부산=강성명 smkang@donga.com / 강은지 기자
#폭우#침수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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