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렘데시비르’ 싹쓸이에 정은경 “확보전쟁…국제연대 필요”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3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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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7월분+8~9월 생산물량 90% 확보한듯
가격협상 일정 아직…WHO도 "공평 접근 노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에 효과를 보인 ‘렘데시비르’ 3개월 생산 분량을 미국이 싹쓸이하면서 국내 투약을 시작한 방역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질본)에서 기자들과 만나 “렘데시비르 유료분은 (가격 협상 일정이) 아직 확정이 안 됐다”며 “8월 이후 유료 물량은 확보 전쟁이긴 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달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특례수입을 결정한 후 질병관리본부가 같은달 29일 수입자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의약품 무상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무상 공급분 일정 물량이 확보된 상태다.

폐렴이 있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단계 이상 환자 가운데 2일 오후 4시까지 9명에게 투약된 이후 의료진 요청으로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자문을 거쳐 추가로 4명에게 더 공급되면서 이날 오후 1시까지 총 13명에게 렘데시비르가 공급됐다.

애초 질본은 8월 이후 제조사인 길리어드와 가격 협상을 통해 추가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7월 생산량 전부와 8~9월 생산량의 90%를 합친 렘데시비르 50만개를 선점하면서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추가 확보를 위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유럽연합(EU)은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렘데시비르 확보를 위한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본부장은 “미국이 대승적으로 위급한 환자들이 쓸 수 있게 공정하게 (계약을)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EU와 WHO(세계보건기구) 등 국제적인 연대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전 세계에 중증 환자들이 상당히 많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개입하고 그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WHO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모두 공평하게 (렘데시비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로 체내에 침투한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 복제를 막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억제한다. 애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최근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중증 이상 환자의 회복 시기를 31% 앞당기고 치사율도 치료 14일 이후 11.9%에서 7.1%로 감소시키는 등 효과가 입증됐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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