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확진 高3, 입시학원 두차례 다녀가… 학생 감염 확산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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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5개구 66개교 학생 전원 ‘집으로’

고교 정문앞 구급차 대기 20일 서울 동작구 
서울공고 정문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추가 감염 등을 대비해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이날 전국 2400여
 개 고교에서 학생 44만여 명이 등굣길에 올랐으나 인천과 경기 안성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75개교가 등교를 
취소하거나 학생들을 일찍 귀가시켰다. 뉴스1
고교 정문앞 구급차 대기 20일 서울 동작구 서울공고 정문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추가 감염 등을 대비해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이날 전국 2400여 개 고교에서 학생 44만여 명이 등굣길에 올랐으나 인천과 경기 안성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75개교가 등교를 취소하거나 학생들을 일찍 귀가시켰다. 뉴스1
20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학익고에 등교한 3학년 김모 군(18)은 학교 급식을 먹기 전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80일가량이나 늦춰져 첫 등교 수업에 들어갔으나 지역 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학생들에게 귀가 조치가 내려졌다. 김 군은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앞두고 있는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미추홀구의 한 학원에서 근무하던 강사(25)가 서울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뒤 이날까지 이와 관련해서 30명이 추가 확진됐다. 초중고교 학생만 14명이다. 이상훈 인천시교육청 대변인은 “일부 확진자가 다중이용시설을 많이 이용하는 등 확인되지 않은 동선이 많다”며 “학생들이 해당 시설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크고 감염 우려도 크다고 판단해 귀가 조치했다”고 말했다.


○ 오전 수업도 마치지 못하고 귀가


미추홀구와 중구, 동구, 남동구, 연수구 5개 자치구 소재 66개 고교에서 이날 오전 수업을 받던 고교 3학년 학생 1만3000명은 오전 수업을 마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20일 재학생 가운데 확진자가 나온 인항고와 인근 정석항공과학고, 인하사대부속고는 일단 등교를 연기했다. 나머지 학교는 오후까지 정상적으로 등교 수업을 진행했다.

확진된 인항고 3학년생 2명은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학원강사의 수강생이 방문한 코인노래방을 같은 날 찾았다. 이들 중 한 명은 7, 9일 각각 3시간씩 연수구의 한 학원에 다녀갔다. 이 학원은 체육대학 입시학원으로 수강생이 80∼90명에 달한다. 이들 중 일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수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입시학원과 관련해서 학생들의 동선을 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반 남동구 한 고교에서는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하나둘 교문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출입문 앞에 나온 교사들은 학생들이 반별로 하교할 수 있도록 질서를 유지하고 “간격을 지켜서 나가라”고 했다. 학생들은 “3시간 만에 집에 가게 돼 실망이 크다”며 “우리 학교에도 접촉자가 있다는 얘기가 들려 다들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정상적으로 등교를 마친 다른 학교들도 혹시 모를 감염 우려에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지키려고 애썼다. 오전 7시 30분부터 등교를 시작한 인천외국어고는 출입문 현관 앞에 분무형 손 소독기 3대와 열화상 카메라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교내에는 관찰실을 따로 마련해 발열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난 학생을 격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시교육청은 21일 예정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66개 고교 3학년 학생에겐 온라인 평가로 실시하기로 했다. 나머지 학교는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른다.


○ 밀집지역에서 확진자 발생해 등교수업 중단


경기 안성교육지원청은 20일 오전 6시 40분경 9개 고교 학교장들과 협의해 등교 중지를 결정했다. 40분 뒤 각 학교에 관련 내용을 정식 통보했고 등교하려던 고교 3학년 1535명에게는 단체 문자메시지 등으로 관련 사실을 알렸다. 안성교육지원청 김송미 교육장은 “학생이나 교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아니지만 확진자의 정확한 동선이 나오지 않아 등교수업을 중단했다”며 “그 대신 3학년 수업을 온라인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는 전날 오후 10시 안성시 석정동에 거주하는 남성(28)이 확진돼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이 남성은 확진자가 6명 나온 안양의 한 주점을 15일 다녀왔다. 그는 석정동 우남아파트에 거주하며 미양면의 직장을 다닌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 남성이 거주하는 아파트는 인구밀집도가 높다. 입주민 가운데 고교생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에선 학생들이 등교한 뒤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 선별진료소나 집으로 돌아간 사례도 많았다. 성남시 A고교에선 학생 2명이 학교 출입구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발열 검사에서 고열로 감지돼 인근 선별진료소로 이송됐다. 학교 측은 “매뉴얼에 따라 의심 증상을 보인 학생들은 분리했고 학부모가 바로 학교에 오지 못하면 119구급대를 불러 선별진료소로 보냈다”고 말했다.

인천=차준호 run-juno@donga.com / 안성=이경진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인천#고3 확진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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