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교실에 학생들 웃음소리 ‘꺄르르’…초등 온라인 미술수업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16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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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아 서울 화랑초등학교 4학년 2반 담임 교사가 16일 미술 수업을 실시간 쌍방향형으로 진행하고 있다. 뉴스1
김동아 서울 화랑초등학교 4학년 2반 담임 교사가 16일 미술 수업을 실시간 쌍방향형으로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선생님 꼭 화가 같지 않아요?”

“그림이 좀 삐뚤어졌는데요? 하하!”

교사가 하얀 종이 위에 손을 올리고서 모양을 따라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중계되자, 학생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한바탕 웃은 학생들은 이내 도화지를 꺼내 들더니 교사를 따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차 온라인 개학 첫날인 16일 오전 10시40분 서울 노원구 화랑초등학교 4학년 2반 담임 김동아(50) 교사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과 디지털 프레젠터를 활용한 실시간 쌍방향형 미술 수업을 진행했다.

교실이 아닌 각자의 집에서 화상으로 진행되는 수업이지만, 학생들은 화면에 나타난 친구·교사와 자유롭게 이야기 나눴다.

김 교사가 “다 그린 친구는 그림을 들어서 자랑해 볼까요”라고 말하자 학생들이 앞다퉈 그림을 카메라에 들이댔다. 김 교사가 “○○이가 아주 잘 그렸네”라고 말하자 여기저기서 “저는요?”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이는 그림을 잘 못그리는 거 같아요.” “아니 내가 너보다는 잘 그렸어” 등 티격태격하기도 하는 등 수업 분위기가 자연스러웠다.

화랑초등학교는 원격수업 기간 동안 대부분의 수업을 실시간 쌍방향형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과목부터 미술·음악 등 과목도 학생과 교사가 실시간으로 만나 소통하는 것이 원칙이다.

애초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학습 콘텐츠를 중심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방식도 고려했지만, “선생님, 친구들을 너무 보고 싶어한다”는 학부모 의견이 많아 방향을 바꿨다. 이를 위해 4차례 이상 자체 교사 연수를 진행했고, 지난 6일부터 7차례 학생들과 교사들이 실시간으로 만나는 모의 수업을 진행했다.

화랑초등학교 4학년 1반 담임 최승현(27) 교사는 이날 국어 수업을 줌과 교육용 퀴즈 애플리케이션 ‘카훗(KAHOOT)’을 활용해 진행했다. 학생들이 지루해할 무렵 퀴즈 문제를 내자 분위기가 다시 달아올랐다.

“여기서 문제! 우리 반 친구들은 모두 합쳐 몇 명일까요?”

학생들이 모두 각자의 답을 적어 제출하자 카훗 프로그램 화면에는 ‘우리반 학생은 모두 28명 입니다’라는 정답과 함께 ‘23명은 답을 맞혔고 5명은 답을 맞히지 못했어요’라는 메시지가 떴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수업에 대해 학생들은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매일 만나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기쁘다는 반응이다. 쉬는 시간, 최 교사를 통해 잠깐 대화를 나눈 한 학생은 “집에만 있으면 심심한데 친구들이랑 놀 수 있어서 재밌다”고 말했다.

화랑초등학교는 줌과 카훗을 비롯해 구글 독스, 구글 프레젠테이션, 프리즘, 프레지, 클래스팅 등 다양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각자의 특성에 맞게 활용해 최대한 학생들에게 교실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우명원 화랑초등학교 교장은 “코로나 사태로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우고 놀 수 없는 상황에서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며 “학생들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적응이 안된다는 얘기를 많이 했지만, 1주일 정도 적응기간을 거치니 이제는 자기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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