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으로 조리돌림 당한 남자…“의심 눈초리, 잠도 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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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14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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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 씨 제공(온라인 커뮤니티 캡처)·‘그것이 알고싶다’와 SBS가 공개한 조주빈 사진
사진|A 씨 제공(온라인 커뮤니티 캡처)·‘그것이 알고싶다’와 SBS가 공개한 조주빈 사진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신상이 지난 지난 3월 24일 전격 공개됐다. 하지만 서울지방경찰청의 결정이 나기 전, 온라인에서 ‘N번방 박사 조00 신상’이라는 제목으로 한 남성의 사진과 거짓 신상정보가 나돌았다.

‘박사’라고 지목된 그 남자는 고등학교 교육 공무직원 40대 A 씨였다. ‘n번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그가 조주빈으로 오해받으며 보낸 힘든 시간을 최근 동아닷컴에 털어놨다.

“3월 23일 졸업생 제자들이 전화가 와서 사진이 도용된 것 같다고 했어요. 한 온라인커뮤니티에서 내 사진과 조주빈 사진을 같이 올리면서 ‘이게 조주빈이다’라고 하더라고요. 제 사진을 누군가 도용해서 올린 거죠.”

A 씨에 따르면 처음 사진이 공개된 곳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 중인 대화방이었다. 이 대화방에서 가장 먼저 ‘조주빈의 사진이다’라고 A 씨의 사진이 게재된 것. 아직 누가 A 씨의 사진을 이 곳에 올린 것인지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A 씨는 곧장 112에 전화를 걸었다. A 씨는 “112에 전화를 했더니 제가 거주하는 지역의 사이버수사대에 전화를 돌려주더라고요. 그래서 (신고) 접수신청만 했어요. 그리고 일단 제 사진을 내려야하니까 방송심의원회에 전화를 했죠. 아는 변호사에게 전화를 하니까 소송부터 해야 한다고 하기에 소송부터 진행을 하게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현재 명예훼손과 사진 도용으로 형사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마음의 상처는 여전하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어요. 근데 일이 커지니까 잠을 못자겠더라고요. 밥도 못 먹고요. 뉴스에서 ‘조주빈’이라는 이름이 나오면 죄를 지은 것 같았어요. (학교) 선생님들도 저를 의심하는 눈초리였죠.”

조주빈의 신상이 경찰을 통해 공식적으로 공개된 이후에도 A 씨를 향한 의심은 계속됐다.

“조주빈의 진짜 사진이 공개된 이후에도 제 사진을 내리질 않더라고요. ‘성형한 것 아니냐’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냐’ ‘관계자 아니냐’ 그런 이야기가 계속됐죠.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하신 분들에 대해서도 소송을 준비하게 됐어요. 강력하게 처벌할 생각입니다.”

A 씨는 현재도 이전과 같은 생활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선이 많이 위축돼요. 주변에서도 ‘진짜 관련 없는거냐’고 물어보시기도 하고요. 그런 속마음이 오래가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라고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A 씨는 “확실한 것도 아닌 사실을 올려놓고, 글을 내리라고 해도 ‘너에 대해 모른다’는 식이었어요. 역지사지로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똑같이 당해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현재 사진이 유포된 것과 관련해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A 씨는 “처음엔 반박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법적으로 해결이 돼야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다리는 중입니다. 후폭풍으로 소문이 금방 가라앉진 않겠지만요”라고 전했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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