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 신길역 탈선 사고로 시민 불편…10시간만에 복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4일 2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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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지하철 1호선 탈선 사고가 벌어진 서울 영등포구 신길역 인근 철로에서 한국철도 관계자들이 선로 복구 및 탈선 열차 이송 준비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4일 오전 지하철 1호선 탈선 사고가 벌어진 서울 영등포구 신길역 인근 철로에서 한국철도 관계자들이 선로 복구 및 탈선 열차 이송 준비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서울 지하철 1호선 신길역 인근 선로에서 운행하던 열차가 탈선해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선로는 사고 발생 약 10시간 만에 복구됐다.

14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8분경 1호선 영등포역~신길역 구간에서 용산행 급행열차가 탈선했다. 전체 10칸의 급행열차는 신길역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2칸이 궤도를 이탈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8칸은 차량기지로 옮겼고 궤도를 벗어난 2칸은 오후 4시 옮겨졌다. 선로에서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해 정상 운행했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승객 100여 명은 급행열차에서 내려 걸어서 신길역까지 이동한 뒤 다른 열차로 갈아타야 했다. 열차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신길역은 이날 오전 9시까지 4개 승강장 중 급행열차가 멈추는 2개 승강장을 폐쇄했다. 1호선 급행열차는 경인선 구로~용산 구간에서 양방향 운행이 중단됐다. 일반열차도 지연 운행됐다. 서울교통공사가 맡은 1호선 구간은 서울역에서 차량을 회차하는 등 운행 구간을 바꿨다. 사고 선로는 이날 오후 4시 29분경 복구를 마치고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에서 서울 금천구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이나영 씨(37·여)는 지하철을 타지 못해 회사에 30분이나 지각했다. 이 씨는 “타고 있던 용산행 급행열차가 구로역까지만 운행하는 바람에 승객들이 모두 구로역에 내렸다. 역사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며 “갑자기 인파가 몰려 짜증이 섞인 고성이 여기저기서 나왔다”고 말했다.

신길역 역무실에선 한때 열차 지연 증명서를 발급받으려는 승객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사람들을 비집고 역을 빠져나오는 데만 30분이 걸렸다’ ‘택시도 안 잡히고 버스도 만원이라 따릉이를 타고 회사를 갔다’ ‘하마터면 예약했던 병원도 못 갈 뻔했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사고 열차는 1996년 도입돼 올해 24년째 운행하고 있으며 내년 교체될 예정이다. 도시철도 열차는 법에서 정한 사용기간이 따로 없고 운행 기관들이 자체적으로 정한 사용기간을 따르고 있다. 대체로 사용기간은 25년이지만 정밀 안전진단을 진행해 별다른 안전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자체 판단에 따라 이후에도 계속 사용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1호선은 기령이 오래된 열차가 많아 2021~2022년 차량을 대폭 교체할 계획이었다. 사고 열차도 교체 대상이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1호선 창동역에서 30대 남성이 투신해 숨졌다. 이 남성이 뛰어내린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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