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6주기’ 車200대 광화문행진…4시16분 추념경적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11일 20시 39분


코멘트

세월호유가족 단체 '차량행진' 집회 기획
관계자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하려고"
'세월호 막말' 차명진엔 "비난도 무의미"
중간에 경찰 경고방송도…"행진만 신고"
"광장에서 1인 시위자 경고…고발안 해"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 등 세월호 유가족 단체가 참사 6주기를 닷새 앞둔 11일 차량행진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탓에 참석자들이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광화문 광장 주변을 빙빙 도는 형태로 기획됐다.

‘진실을 향해 달리는 노란 차량 행진’이라는 이름의 이번 행진 집회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실현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충북 제천, 경기도 의정부 등 전국 각지에서 자가용을 타고 온 시민들은 오후 1시 경기도 안산 초지 운동장에 집결했다가 국회를 지나는 1코스와 검찰청을 지나는 2코스를 이용해 이날 오후 3시30분께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다.

이들 차량이 도착하기 전부터 광화문 광장에는 차량행진을 지지하는 시민 열 댓명이 노란색 팻말을 들고 20~50m 띄어 선 채 1인 피켓팅 시위를 진행했다.

‘세월호 특수단, 세월호 재수사 제대로 하라’라는 내용의 팻말을 든 대학생 박모(23)씨는 “세월호 사건 때 고등학생이었는데, 교실 안에서 전원 구출 보도를 보며 친구들과 안도하던 게 생각난다”면서 “그런데 이제 6년이 지나 저는 대학생이 됐는데, 세월호 참사는 해결되지 않은 채 잊혀지는 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오후 3시20분께부터는 광화문 광장 주변으로 행진 행사에 참여한 차량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이들 차량에는 ‘세월호 참사 전면재수사’, ‘기억하자 4·16, 투표하자 4·15’, ‘진실을 향해 달리는 노란차량행진, 진실규명 생명안전 한 걸음 더’ 등의 문구가 적힌 노란 스티커가 붙어 있어 행진에 참여한 차량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강남구 일원동에 거주한다는 김씨(53)씨는 “세월호 참사를 안 잊어버리려고 행사에 참여했다”면서 “원래 이맘때쯤 성당에서 추모미사를 하는 데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미사가 없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김씨가 몰고 온 승합차량에는 김씨의 지인이 두 명 더 타고 있었다.

경기도 파주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라는 고모(51)씨도 자가용을 몰고 이번 행진에 참여했다. 고씨는 “세월호 진상규명이 아직도 제대로 안 됐다”면서 “검찰 수사도 지지부진해 답답해 나왔다”고 말했다. 고씨의 차량에는 아내가 함께 탑승해 있었다.

서울에 거주하다 지인과 함께 행진 행사에 참여했다는 조모(50)씨는 “세월호 진상규명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면서 “이번에 할 텐데 정확히 되기를 희망한다”고 지적했다.

차량 행진 형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총 200여 대의 차량이 참여했다. 행진에 참여한 차량 행렬은 광화문 둘레 도로 한 차선을 한 바퀴 빙 둘렀다. 서울시청 쪽에서 올라온 차량은 광화문 광장을 한 바퀴 돈 후 다시 시청 쪽까지 내려갔다가 유턴해 돌아오는 운행을 계속했다. 행사에 참여한 차량은 시속 20~30㎞ 이내로 서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란색 장애인택시부터 노란색 스포츠카, 노란색 바구니를 단 자전거 등 다양한 차량이 함께했다.

오후 4시16분이 되자 행진에 참여한 차량들은 단체로 경적을 길게 울렸다.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은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4월16일을 의미하는 4시16분에 맞춰 5초간 경적을 울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모인 시민들은 ‘세월호 막말’로 당에서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더불어통합당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씨는 “차명진 후보가 세월호 참사의 의미나 시사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비난이 무의미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면서도 “세월호 6주기 관련 기사는 별로 없었는데, 막말이 나오고 나서야 세월호가 다시 이슈가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차량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종로경찰서는 광장에 나와 차량행진 집회를 응원하던 시민들을 향해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해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 방송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금일 4·16연대 관련해 모인 인원에 경고방송한다”면서 “여러분이 현재 진행하는 피켓팅 행사를 서울시에서는 금지 통보했다”고 방송했다. 이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 벌금의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차량행진은 신고돼 있었지만, 광장 내 피켓팅 시위는 그렇지 않아 경고방송을 2회 했다”면서 “그 외 일부 차량이 청와대 부근으로 가려는 것을 우회시킨 것 말고는 별다른 제재를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고발 조치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