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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대구경북 요양시설 신천지교인 접촉 가능성 높아… 전수조사를”

입력 2020-02-26 03:00업데이트 2020-02-2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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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
전문가들 ‘슈퍼전파 차단 대책’ 제안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정부는 이번 주를 전국적 확산 차단의 성패를 가를 중대 고비로 보고 있다.

이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기기 위해서는 꼼꼼한 전수조사와 취약지에 대한 집중 공략이 필요하다. 방역 당국이 21일부터 대구의 입원 폐렴 환자 514명을 전수조사해 코로나19 환자 5명을 새로 찾아낸 것이 좋은 예다. 위험 요소라고 판단되는 타깃을 명확히 정해 샅샅이 훑는 방역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다.

○ 신천지 전수조사 급선무

가장 시급한 방역 과제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조사다. 대구경북 이외 지역에서 신천지 신도들의 동선을 따라 확진자가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신천지 측이 1, 2월 중 대구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 타 지역의 신도, 대구교회 신도 중 타 지역을 방문한 고위험군 신도, 그리고 전체 신도 명단을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명단이 확보되는 대로 전국 보건소 및 지방자치단체에 이를 배포하고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측은 이날 오후 신도 21만2000여 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보건 당국은 최근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녀왔거나 의심 증세를 보이는 고위험군부터 검체 검사를 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유증상자, 대구 지역과 연관된 신도, 대구 신도와 접촉한 신도가 1차 검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 지역 신도 9336명 중 증상이 있다고 답한 환자는 1276명(13.7%). 향후 대구 신도의 가족이나 접촉자까지 조사 대상을 넓히면 검사 대상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사 대상이 단기간에 급증하면 진단 키트와 검사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물론 보건 당국의 일일 검사 가능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기는 하다. 현재 전국 77개 기관에서 하루 약 1만5000건의 검사가 가능하다. 실제로는 1만 건 정도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보건 당국은 일일 검사 물량을 2월 말에 1만 건, 3월 말에 1만3000건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단 과부하 우려와 관련해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등 6개 전문가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검사 가능 의료기관을 추가하고 인력을 중점 배치하면 하루 최대 2만 건까지 검사할 역량이 된다”고 밝혔다. 다만 학회는 “검사를 하루 2만 건으로 늘리더라도 모든 여력을 신천지 검사에만 할애할 수는 없다”면서 “검사 물량 중 20∼50%를 신천지 신도 조사에 배정한다면 전수조사에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타깃 정해 집중 공략해야


방역에 성공하려면 ‘숨은 환자’가 있을 법한 곳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구 입원 폐렴 환자’와 같이 명확한 타깃을 정해 저인망식으로 조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부는 공동시설, 특히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 등에서의 집단 발병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 이들의 접촉자가 의료기관이나 시설에서 2, 3차 감염을 유발하는 것이 최근 확진자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를 통제하는 게 방역의 주안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확진자로 확인된 부산 아시아드요양병원 사회복지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각 시도 보건소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사회복지사를 격리, 검사하고 감염 사실을 잡아낸 것이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북 칠곡군의 중증장애인 시설도 한 입소자의 어머니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신천지 교인과의 접촉 가능성이 높은 대구경북 지역 요양·단체시설들을 중심으로 저인망식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천지 교인들이 요양보호사로 일하거나, 이들과 접촉한 가족이나 지인 등이 근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으로 전국 요양병원 1560개 가운데 64개가 대구, 120개가 경북에 있다. 특히 이들 시설에는 가벼운 폐렴 증상만 보여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면역 취약 계층이 몰려 있다. 의료진과 간병인, 환자 중 어느 한 명이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순식간에 병원 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또다시 감염 폭증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

손덕현 요양병원협회 코로나19 대응본부장은 “요양병원 노인 환자들은 선별진료소 이동이 쉽지 않다”며 “코로나19 검체 채취 키트를 전국 요양병원에 우선 보급해 감염 환자를 신속하게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각 시설장들이 보호 중인 환자들의 증상 변화를 더 면밀하게 확인해 보건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min@donga.com·강동웅·사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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