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적화물로 속여…부산세관, ‘역대 최대’ 70만갑 담배 밀수 적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1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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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의 담배 밀수가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본부세관은 홍콩에 수출됐던 국산 담배를 대량 사들인 뒤 부산항을 거쳐 러시아로 가는 환적화물인 것처럼 속여 밀수입한 A 씨(73) 등 3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관세) 등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자금책 B 씨(43)를 수배했다고 11일 밝혔다. 일당 4명은 불구속입건됐다.

세관에 따르면 A 씨 등이 밀수입한 담배는 40피트 컨테이너 1대를 가득 채운 70만갑으로 시가 31억 원에 달한다. 세관은 밀수품 이동경로를 추적해 이미 시중에 유통된 밀수 담배 25만갑을 제외한 45만갑을 압수했다. 세관 관계자는 “단일 담배밀수 사건 압수량으론 역대 최대 규모”라며 “밀수 첩보를 받고 범행 예상 지역 일대 폐쇠회로(CC)TV를 분석하고 잠복, 창고 압수수색, 휴대전화 포렌식 등 다양한 수사기법을 총동원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이들은 일반 시중 판매 담배(4500원/갑, 에쎄 기준)보다 싼 수출 담배(1000원/갑)를 밀수하기로 모의했다. 먼저 한국에서 홍콩으로 정식 수출된 담배를 홍콩 현지에서 대량 사들여 컨테이너에 실어 말레이시아로 보냈다. 현금으로 매입해 수출입 대금에 대한 세관의 모니터링을 피했다.

이어 말레이시아에서 담배 대신 제품명을 ‘부직포’로 위장한 뒤 우리나라를 거쳐 러시아로 가는 환적화물인 것처럼 부산항 신항에 반입했다. 러시아행 선박에 싣는다는 이유로 담배 컨테이너를 트레일러에 싣고 부산항 신항에서 북항으로 운송하는 도중 경로를 이탈해 부산 강서구에 미리 준비한 비밀창고로 옮겨 담배는 빼돌리고 미리 준비해둔 부직포를 대신 컨테이너에 실었다. 세관 관계자는 “만일 밀수가 성공했다면 이들은 5억 6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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