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각 모인 시민들 “2019년 아쉬웠죠…2020년 잘돼야죠”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31일 2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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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께부터 보신각 인근 '북적'
시민들 "2019년, 힘든 한 해로 기억"
"자격증" "남북관계 평화" 소망 다양
'펭수' 보러 보신각 찾은 팬들도 많아

2019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을 찾은 시민들은 지나간 한 해에 대한 아쉬움과 다가올 새해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인근은 타종행사가 열리는 시각 훨씬 이전인 오후 9시께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강원도에서 기차를 타고 오후 8시30분께 도착했다는 허보영(29)씨는 “오늘은 20대의 마지막 날이며, 30대가 시작되는 날이라 감회가 새롭다”며 “그래서 늘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는데 올해는 혼자 왔다”고 밝혔다.

허씨는 지난 한 해에 대한 아쉬움부터 드러냈다. 그는 “지난 한 해 집에만 있으면서 좀 의욕이 많이 사라졌었다”며 “다행히 한 달 전 취업에 성공했고, 내년은 올해와는 다르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봄에는 전셋집으로 이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경력도 쌓고 운동도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남편과 함께 종로구 신영동부터 걸어왔다는 임금순(56)씨도 2019년을 힘든 한 해로 기억했다. 임씨는 “경기도 구리에서 장사를 하는 데 잘 되지 않아 힘들었다”며 “우리만 힘든 게 아니라 나라 전체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경제도 풀리고 좀 이것저것 온 나라가 다 잘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며 “아들이 군대에 가 있는데, 타종행사를 보며 북한과 평화로운 관계가 유지되길 소망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공업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조채민(19)군은 “작년에 중요한 자격증 시험이 있었는데 떨어졌다”며 “도전이 필요한 때였는데 제대로 덤비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올해 제야의 종소리도 직접 들으러 왔으니 내년에는 꼭 자격증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오후 서울은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를 밑돌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 시민들은 아랑곳 없이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한 채 보신각 인근을 찾았다.
아이와 아빠, 연인들, 가족들은 타종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보신각 인근에 둘러쳐진 펜스에 기대서 행사 시작을 기다렸다. 보신각이 잘 보이는 장소를 찾아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 타종행사에서 EBS 캐릭터인 ‘펭수’가 직접 타종한다는 소식을 들은 일부 시민들은 ‘아이러브 펭수’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목에 두르고 오기도 했다. EBS와 인터넷, 유튜브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해 인기를 끈 펭수는 시민이 뽑은 타종 인사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기도 했다.

보신각 인근 도로는 이날 오후 11시께부터 타종행사가 종료될 때까지 교통이 통제됐다.

‘2019년 재야의 종’ 타종행사에는 유명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 올해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볼링종목 다관왕을 차지한 2000년생 신다은 선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 선수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시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인물 12명이 참여한다.

이 밖에 매년 정례적으로 참여하는 서울시장, 서울시의회의장, 서울시교육감, 서울경찰청장, 종로구청장 등이 함께 33번의 종을 울린다.

서울시는 늦은 시각 귀가하는 시민들을 위해 시내버스 막차 시간과 지하철 운행을 종착역 기준 1월1일 오전 2시까지 연장했다.

이날 경찰은 보신각 인근에 교통경찰 59명, 순찰대 20명, 교통기동대 3중대 등 총 233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순찰차 21대와 오토바이 20대, 견인차 2대 등 총 43대 장비도 배치할 예정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종로타워와 예금보험공사 인근에 현장지휘소를 설치하고, 구급차 등 차량 25대와 소방공무원 248명을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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