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내놔” 곡성군의회 의원들 대낮에 머리채 잡고 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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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7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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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초의회에서 의원들이 서로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일이 발생했다.

전남 곡성군의회는 25일 낮 12시 25분경 군의회 집무실에서 A 의원과 B 의원이 욕설이 섞인 고성을 주고받으며, 멱살을 잡고 머리채를 잡는 등 몸싸움을 벌였다고 27일 밝혔다.

A 의원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이렇다. B 의원이 A 의원에게 삿대질을 하며 “야, (전남)도당에 있는 내 돈 내놔”라고 했고, A 의원이 “이 아줌마가 뭔 소리야. 무슨 돈”이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B 의원이 “아줌마라고 했냐”고 분노했고, A 의원이 “넌 야라고 안 했냐”라고 소리쳤다.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두 사람은 결국 몸싸움을 벌였다. 한 의원이 달려들어 다른 의원의 멱살을 잡고 정수기 쪽으로 밀쳤다. 멱살을 잡힌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손을 뻗어 상대의 머리채를 잡았다.

두 의원의 몸싸움은 의회 직원들이 개입해 말리고서야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과거 공천과정에서 민주당 전남도당 당직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폭로까지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B 의원은 A 의원의 소개 등으로 민주당 전남도당 간부에게 인사차 찾아갔고, 간부가 자리에 없자 책과 함께 소위 ‘봉투’를 두고 갔다는 것이다. 이후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 B 의원이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는 게 A 의원의 설명이다.

A 의원은 “6~7년 전 둘 다 의원이 아닌 시절 얘기인데, 포장된 책 안에 돈봉투가 있었는지는 내가 보지 못해서 모르겠다”며 “B 의원이 생각하기에 돈을 넣어서 인사를 했는데, 혜택을 받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의원이 되기 전, A 의원과 B 의원은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2016년 4월부터 갈등이 시작됐다.

당시 기초의원 선거 비례대표 후보로 B 의원 등 3명이 출마했는데, A 의원은 자신이 속한 단체의 총무가 출마하자 양심상 총무에게 표를 던졌다고 했다. 그때부터 사이가 틀어져 회기 때마다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의원은 “B 의원이 간담회장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 나를 지목해서 사과하진 않았다”며 “개인적인 사과도 없었다”고 했다.

A 의원은 “형사고소도 생각하고 있다”며 “고소해서 좋을 건 없는데, B 의원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론을 듣기위해 B 의원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A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으나 제명돼 현재 무소속 신분이다. B 의원은 민주당 비례의원에 당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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