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비판’ 참여연대 간부 “조국엔 조용, SNS로 징계…슬픈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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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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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조국펀드 밤샘 분석한 결과 심각한 문제”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사진=뉴스1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사진=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 전문가들을 비난해 참여연대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공동집행위원장 김경율 회계사가 30일 참여연대가 조 장관 의혹에 눈감았다며 이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전문가들과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를 밤샘 분석한 결과 심각한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삼성그룹 승계 문제 공론화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한 사건 보고서 발표 등을 주도했다.

김 위원장은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SNS에 조 장관과 그를 지지·두둔하는 지식인들에게 욕설을 섞어가며 직설적으로 비판한 것에 대해 “의도적이었다. 들으라는 의미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참여연대 회의석상에서도 (SNS에 쓴 내용과)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 있다”라며 “우리는 권력감시기관으로 그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해야 하는데, 이러한 의견이 전달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SNS에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언론이 조국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서 썼지만, 참여연대는 단 한 줄도 (입장 발표가) 없었다”라며 “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은 그것이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사모펀드 의혹이 불확실하지 않나’라는 질문엔 “저와 같은 회계사, 경제학 교수, 박사 등 이런 분들과 수일에 걸쳐 밤샘하면서 (사모펀드 의혹을) 분석했고, 그에 대해 심각한 문제가 있고 더 크게 발전될 수 있다고 봤다”라며 “사실판단에 있어서 어느 정도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분석 결과 등에 대해 참여연대 이름으로 입장을 밝힐 것을 내부에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마저도 제가 ‘개인적으로는 조 장관이 사퇴하는 것이 맞지만, 참여연대 이름으로 나갔을 때 많은 항의가 있을 것이고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도 안다. 따라서 사퇴라는 의견은 내지 말되 최소한으로 밝혀진 의혹에 대해서는 우리가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표현을 썼다. 그래야 나중에 우리가 창피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씀까지 드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조 장관도 참여연대 출신”이라며 “시민단체의 본연의 임무가 정치권력, 경제권력을 감시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 분에 대해 남들보다 더 가혹하게 감시·감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참여연대 내부에서는 참여연대 출신들에 대해서 입을 막고, 어떤 감시 행위도 하지 않는, 눈을 감고 넘어가는 이런 행위가 비일비재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나타났다”라며 “이것은 시민단체로서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것이고, 존립에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징계위 회부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으며, 본인 역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선 단 한 줄도 (입장을) 못 냈던 참여연대가 제가 사적 공간인 SNS에 써놓은 글을 보고 징계를 하겠다고 공표하는 것을 보고 상당히 마음이 아팠다. 참여연대에 20년 넘게 있었는데, 슬픈 일”이라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조국(법무장관)은 적폐청산 컨트롤 타워인 민정수석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 드셨다”라고 했다. 또 조 장관을 지지한 전문가들을 향해 “위선자들”이라며 “시민사회에서 입네하는 교수, 변호사 및 기타 전문가 XX들아. 권력 예비군·어공(정당·선거캠프에서 일하다 공무원이 된 사람) 예비군 XX들아 더럽다”라고 적기도 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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