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경기도 이어 인천까지 번지나…초기 방역 실패론 ‘모락’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24일 17시 18분


코멘트
24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추가로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 17일 파주에서 국내 최초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이날 확진 판정이 남으로써 네 번째 발병이다 © News1
24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추가로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 17일 파주에서 국내 최초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이날 확진 판정이 남으로써 네 번째 발병이다 © News1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도에 이어 24일 인천 강화군에서도 의심축이 신고접수됨에 따라 초기 방역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거진다. 강화군의 의심축이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파주 2곳, 연천 1곳, 김포 1곳에 이어 5번째 발병 사례가 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3일 “경기도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조기종식의 전 세계적인 모범사례를 만들자”면서 최고수준의 강도 높은 방역대응조치를 당부한지 하루 만에 인접 광역지자체에서 의심축 신고가 접수, 방역망이 뚫린 것이다.

방역당국은 구제역처럼 ‘살처분, 소독약 살포, 이동차량 등의 봉쇄와 차단’으로 돼지열병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검역본부는 아직 발병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역학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방역대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구제역’과는 달리 ‘돼지열병’은 감염된 동물과의 직접 신체접촉 또는 침이나 분변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방역당국은 돼지열병 발병 초기에 구제역 만큼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첫 발병 1주일이 지난 24일 현재 경기도와 연접한 인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파주, 연천, 김포, 강화 등 접경지역에서 발생하는 만큼 북에서 넘어온 야생 멧돼지가 발생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검역본부는 가능성에 불과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발병농가들이 멧돼지 침입에 대비해 ‘울타리 설치’ 등을 강화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경기 파주시 돼지농장에서 첫 발병농장이 나온 뒤 다음날(18일) 연천에서도 2번째 발병했다. 이때 도는 경기북부의 한 사료업체가 접경지역 돼지농장에 사료공급차 다녀갔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이 업체에 이동제한을 조치했다. 이 업체가 감염원을 옮겼는지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

돼지열병이 확산되면서 경기도의 초기 방역대책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경기도 방역당국 관계자는 “역학조사는 정부에서 하고 있고, 강화군에서 발생한 의심축은 인천시에서 담당한다. 경기도는 최선을 다해 살처분과 이동차단 등의 매뉴얼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원(동두천시·연천군) 자유한국당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책 TF 부위원장이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재인 정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방역대책을 마련했지만 실제 발병을 막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무조정실로부터 지난달 제출받은 ‘북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경과 및 정부대응방안’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이미 지난 여름에도 ASF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시행 하고 있었다. 지난 6월4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북한 발생 이후 ‘최고 수준의 방역조치’ 지시를 내린 이후 접경지역에 대한 방역조치가 강화됐음에도 이러한 상황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파주, 연천, 김포 등에서 ASF가 4차례 발생하고 있고, 한강 이남으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상황이 매우 심각해졌다”면서 “조기에 발병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발병과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방역과 검역체계를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아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의정부=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