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 ‘노인 일자리 사업’ 눈에 띄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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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60세 이상 어르신 채용… 복지서비스-일자리 창출 일석이조
홀몸노인 가정 방문 돌봄서비스… 임대아파트 입주민 집안청소도

인천도시공사가 채용한 실버사원인 교사 한상국 씨(67·안경 쓴 남자)가 인천 남동구 구월아시아드선수촌 1단지 아파트 공부방에서 입주민 자녀에게 학업 상담을 해주고 있다. 인천도시공사 제공
인천도시공사가 채용한 실버사원인 교사 한상국 씨(67·안경 쓴 남자)가 인천 남동구 구월아시아드선수촌 1단지 아파트 공부방에서 입주민 자녀에게 학업 상담을 해주고 있다. 인천도시공사 제공
“남편이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하고 있어 어려움이 큰데 인천도시공사가 관리하는 아파트 단지에 공부방 교사로 채용돼 걱정을 덜었습니다.”

5월 인천도시공사의 공기업 노인 일자리 사업인 ‘같이家U 실버사원’에 채용된 김순복 씨(63)는 20일 “담당하는 3명의 아이가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올바른 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애정을 쏟겠다”고 말했다.

인천도시공사가 5월부터 지방 공기업 중 처음 시행한 어르신 일자리 창출 사업 ‘같이家U 실버사원’이 호응을 얻고 있다. 현직에서 은퇴한 60세 이상 시니어 인력을 채용해 도시공사가 관리하는 임대주택(아파트)의 입주민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만 60세 이상 시니어 50명을 채용해 6월부터 업무에 들어갔다.

50명 중 20명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살려 집수리 등 주택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15명은 장애인과 홀몸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임대주택 가정을 방문해 가사 돌봄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은퇴 전 교사나 교육 관련 업무에 일했던 15명은 초중고교 청소년의 방과 후 학습지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가운데 가사 돌봄 실버사원은 2인 1조로 주 3회 4시간씩 거동이 불편한 임대 아파트 입주자의 집을 방문해 청소 등 살림을 돕는다.

연수임대아파트에서 가사 돌봄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최복순 씨(60)는 “내 집 살림하듯 집안일을 돕고 있다”며 “청소뿐만 아니라 말벗이 되어 주는 등 정서적으로 교감하려고 노력하는데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면 더욱 힘이 난다”고 말했다.

최 씨가 담당하는 가사 돌봄 서비스 수혜자 최모 씨(67)는 “디스크 수술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해 집 안 청소를 제대로 못 해 어려움이 컸다”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주고 정리 정돈을 깔끔히 해줘서 안락한 집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안전 관리 서비스는 입주민이 아파트 단지 보행 안전에 위험이 되는 요인을 제거하는 등 주거환경 개선에 힘을 쏟는 것이다. 연수임대아파트에서 안전 관리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서병길 씨(64)는 “입주민들이 생활하시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단지 내 가로수 가지치기도 하고 볼록 튀어나와 있는 보도블록도 새로 교체하고 있다”며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나이지만 노인 일자리가 전무한 실정이어서 앞으로 실버사원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선학임대아파트 안전관리 사원인 조성남 씨(68)는 “2013년에 정년퇴직한 후 5년간 일자리를 찾지 못했는데 실버사원으로 일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원래 허리가 아파 약을 먹었는데 이곳에 나와서 일을 하니 아픈 것도 사라졌다”고 열의를 보였다.

박인서 인천도시공사 사장은 “같이家U 실버사원 사업을 통해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인천지역 어르신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려 한다”며 “어르신들이 삶의 활력을 되찾고 평생 얻은 경험과 지혜를 잘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이家U 실버사원’은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인천노인인력개발센터의 공동 협력사업으로 11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도시공사#노인 일자리 사업#실버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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