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 징용피해자 “나 때문에 큰일 난것 같아 부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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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손해배상 상고심서 승소… 최근 日 경제보복 조치 걱정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씨(99·사진)가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해 “나 때문에 큰일이 벌어지는 것 같아 부담이 된다”며 미안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 30일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일본제철의 배상책임을 인정받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다.

강제징용 대리인단 소송을 대리하는 임재성 변호사는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씨가) 판결 이후에 일본 기업이 판결을 인정하지 못한다고 해서 걱정이 많으셨는데 얼마 전에 일본 정부가 보복 조치까지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걱정이 되셔서 광주에서 서울까지 저희를 만나러 오셨다”고 밝혔다.

또 “‘본인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한국의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닌지 정말 걱정이다’라고 얘기하셨다”고 했다. 이어 “할아버님이 뉴스를 자주 보시는데 연일 뉴스에서 경제 보복이다, 한국의 피해다,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정작 자신의 젊은 날의 피해를 주장했던 게 혹시 잘못된 것이 아니었을까 고민도 하셨으리라 본다”고 했다.

이 씨는 5일 또 다른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보상을 기대하는데 자꾸 이렇게 늘어지니까 내 마음이 안 좋다. 끝났다고 하는데 그건 끝낸 것이 아니고 정부에서 적극적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일본 경제 보복#강제징용 피해자#손해배상 승소#일본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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