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야구선수 이여상, 유소년에 불법약물 주사…억대 이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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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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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시절 이여상의 모습. 사진=스포츠동아 DB
롯데 자이언츠 시절 이여상의 모습. 사진=스포츠동아 DB
한국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했던 이여상 씨(35)가 자신이 운영하는 유소년 야구교실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불법 투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3일 밀수입 등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되는 아나볼릭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유소년 야구선수들에게 주사·판매한 이모 씨를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 씨는 “몸을 좋게 만들어주는 약을 맞아야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원하는 프로야구단이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유소년 선수들을 속였다.

또 강습비 명목으로 무허가 스테로이드 제제와 각종 호르몬을 1회당 300만원 받고 직접 학생들에게 주사해 1년간 1억 60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겼다.

조사단은 이 씨의 야구 교실과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해 스테로이드 제제와 성장호르몬 등 10여개 품목, 투약 관련 기록물을 전량 압류했다.

식약처는 불법약물을 투여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유소년 선수 7명에 대한 검사를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의뢰했다. 그 결과 2명은 금지약물에 대한 양성으로 확정 판정됐다. 나머지 5명은 도핑검사 진행 중에 있다.
이여상 야구교실 홈페이지.
이여상 야구교실 홈페이지.

이후 이 씨의 정체는 이여상 씨였다. 이번 사건 취재를 이어온 CBS심층취재팀 민경남 PD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여상 씨는 2006년에 삼성라이온스에 입단했다. 이후 한화이글스를 거쳐 201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은퇴했다.

민 PD는 “알약 형태의 먹는 스테로이드를 투약할 때 이여상은 ‘프로틴 먹자’ 이런 식의 표현을 쓰곤 했다고 한다. 정상적인 보충제인양 이야기했다”며 “학부모의 주장은 이여상이 처음에 금지약물을 권유하면서 단백질 보충제인 것처럼 소개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에 사실대로 진술하겠다는 학부모를 회유하려고도 했고 심지어 협박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 PD는 한 학부모의 증언이 담긴 녹취 내용을 공개했다. 이 학부모는 “저희가 식약처에 진술을 다 한다고 하니까 뒷배가 있는 것처럼 야구를 계속 하려면 자기 말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한테 전화해서 느닷없이 ‘너 중학교 때부터 부모가 계속 한약을 20가지 이상 먹였잖아’ 그러더라. 그러고 나서 2~3일 후에 자기가 ○○○총재를 만나는데 ‘야구하고 싶지? 그럼 부모님 설득해서 얘기하지 말라고 해’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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