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또 ‘필리핀 한국인 피살’…6년간 45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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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1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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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코리안데스크 파견뒤 감소세…총기피살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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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27일 오후 6시17분쯤(현지시간) 필리핀 세부시 소재 프린스코트 모텔 2층 복도에서 20대 한국인 남성이 권총을 맞고 사망했다. 피해자는 머리·가슴·손 등에 8발의 총상을 입고 현장에서 숨졌다. 피해자는 관광객이 아닌 일정 기간 현지 체류 중인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 칼럼니스트로 알려진 주영욱씨(58)가 필리핀에서 총에 맞아 죽은 채로 발견되면서 필리핀에서 발생하는 한국인 피살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다만 필리핀에 한국인 사건을 전담하는 ‘코리안데스크’가 파견되면서, 피살되는 한국인은 해마다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6년간 필리핀에서 45명의 한국인이 피살된 것으로 나타났다. Δ2013년 12명 Δ2014년 10명 Δ2015년 10명 Δ2016년 9명 Δ2017년 1명 Δ2018년 3명 등이다. 이 중 10명 이상이 총기로 인해 피살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만큼 총기규제가 허술하는 뜻이다. 피살로 인한 사망뿐 아니라 실종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관계 기관은 이미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씨의 피살도 총기로 인해 발생했다. 주씨는 지난 16일 오전 필리핀 안티폴로시 길에서 손이 뒤로 묶인 채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필리핀 경찰이 현장에서 발견된 호텔 출입 열쇠 등을 통해 호텔 숙박 내역을 살펴, 사망자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필리핀과 베트남에 ‘코리안데스크’ 파견 효과로 피살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2010년 필리핀 현지 경찰에 한국인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별도의 팀인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한 바 있다. 특히 필리핀은 한국인 대상 살인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로 꼽힌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 주요 관광지를 제외하고 특이하고 생소한 곳에 갈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며 “필리핀은 큰 길을 조금만 벗어나도 뒷골목에서 현지인이 총을 들고 튀어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되도록이면 택시도 공항에서는 가급적 공항택시만, 호텔에서는 직원이 불러주는 택시만 타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필리핀뿐 아니라 동남아 등 치안이 취약한 나라에서도 한국인 피살 사건은 적지 않게 발생한다.

지난해 11월28일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시의 북쪽에 위치한 뜨러뻬앙뽀마을 쓰레기 더미에서 남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있었고, 그나마 하반신은 없었다. 검은색 비닐 봉지와 황색 테이프로 덮인 채 파란색 포대 자루에 들어 있던 시신은 부패한 지 상당 기간이 지나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확인된 시신의 신원은 그 보름 전쯤 실종된 50대 한국인 사업가 A씨였다. 캄보디아에서 중고 휴대폰 사업을 하는 그는 지난해 11월13일 물품 대금을 지급하려고 미화 6만달러를 가지고 나갔다가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현지 부검 결과, 사인은 질식이었다.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코리안 데스크가 설치된 곳은 필리핀과 베트남이 전부이고, 한국 경찰관이 해당 코리안 데스크에 파견된 곳은 필리핀뿐”이라며 “우리나라 경찰은 해외 주요 국가에 코리안 데스크가 설치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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