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용의자 “술 취해 기억 안나”…경찰 “女 상대 범죄 엄정 대처 성과”

귀가하는 여성을 쫓아가 집까지 따라 들어가려 했던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범’ 영상 속 30대 남성이 경찰에 긴급체포된 가운데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29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30대 남성 A 씨는 주거침입 혐의로 이날 오전 7시 15분에 긴급체포됐다. A 씨는 전날 새벽 6시 20분쯤 서울 신림동의 한 빌라까지 쫓아간 여성이 집 현관문을 열어 들어가자 따라 들어가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직 정확한 범행동기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A 씨는 경찰에 "새벽까지 술을 마셔 취해서 기억이 나지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 등을 참고해 보강수사를 할 예정이다.

A 씨가 체포되기 전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A 씨가 여성의 집에 침입을 시도하려는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범' 영상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자, 뒤늦게 수사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경찰은 "논란이 확산되자 부랴부랴 수사에 착수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 드린다"며 "트위터 게재 전에 관할 지구대에서 CCTV 영상을 확보했고, 형사과 접수 후 영상을 확인해 즉시 수사가 필요한 위험상황임을 인지하고 강력팀을 동원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셜미디어 영상과 별개로 건물 관리자를 통해 영상을 확보하고 범행 전후 피의자 동선을 추적하여 익일 새벽 3시 30분경 피의자가 귀가한 건물까지 특정하여 주변에서 잠복했다"며 "인터넷 검색 등으로 경찰수사 착수 사실을 인지한 피의자가 압박감에 112신고를 통해 자수 의사를 밝혀와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본 건은 CCTV 영상에서 사건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으며, 설사 소셜미디어에 영상이 올라가지 않아도 즉시 수사에 착수할 사안이었다"며 "여성 상대 범죄에 대해 신속·엄정하게 대응한다는 지침에 의해 즉시 수사에 착수해 발생 하루만인 이른 아침에 피의자를 검거했다"라고 말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