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삭감’ 발끈 광주시의원, ‘일본순사’ 비유 막말 문자 보냈다 사과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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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7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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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주 시의원 “평정심 잃은 문자” 공식 사과
정의당 의원에 막말 문자·민주당에 사과 무게

김익주 광주시의원이 7일 광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익주 광주시의원이 7일 광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지역구 예산이 삭감된데 불만을 품고 정의당 의원을 ‘일본 순사’에 비유한 막말 문자를 보낸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시의원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자신의 의정활동을 정당화하면서 ‘민주당에 폐를 끼쳐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로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김익주 광주시의원(행정자치위원장)은 7일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지난달 말 정의당 소속 장연주 의원에게 보낸 휴대폰 문자메시지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김 의원은 “신중치 못한 저의 문자 메시지로 동료 의원으로서 자괴감을 느끼고 심적 고통을 겪은 장 의원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신상발언 도중 세차례나 단상에서 내려와 고개를 숙여 장 의원과 시의회, 정의당과 소속 정당인 민주당에 사과했다.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은 자신의 의정활동을 합리화하는데 무게가 실렸다는 평가도 있다.

김 의원은 도로 공사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동료 시의원 지역구에 ‘책정’된 2억원의 5배인 10억원을 추경예산안에 반영시켰고 이 과정에서 집행부가 강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고 김 의원은 ‘집행부 예산편성이 압박으로 가능할 것이라는 시대착오적 생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하며, ‘집행부를 설득하고 소통하면서 공감할 때 까지 끈기와 인내 말고는 한 것이 없다’고 했다. 공직사회와 뚜렷한 시각차가 있는 대목이다.

정의당 소속 비례대표인 장 의원에게 보낸 폭언에 가까운 문자에 대한 해명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장 의원이 예산삭감 계수조정 자리에 없었다는 점을 뒤늦게 알았다는 그의 “수양부족으로 확인절차도 없이 평정심을 잃은 문자를 보냈다” “예산삭감 의원도 아닌 장 의원께 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결자해지 차원에서 거듭 사과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는 등 발언 때문이다.

시의회 한 관계자는 “전체적인 발언 맥락은 장 의원이 예산삭감 계수조정에 참여했다면 (김 의원이)보낸 문자가 정당하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신상발언 말미에 민주당에 구구절절 사과한 것도 본말이 전도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의원은 “저의 정치생명의 요람이자 무덤이 될 더불어민주당에도 불초당원으로서 누를 끼친 점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시당에서 항상 주의와 교육이 있었음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큰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성찰과 근신 속에 ‘선당후사’하는 당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이날 공식 사과가 소속 정당인 민주당을 향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달 말 자신의 지역구 도로 공사비 예산이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 추가경정 예산 심의에서 삭감되자 해당 상임위 소속인 장 의원에게 항의성 문자를 보냈다.

그는 문자에서 ‘예산을 편성시키는 것은 의원의 역량이고 동료 예산을 삭감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라며 ‘그런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동료의원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특히 ‘선거를 치르지 않고 배지를 달았다고 해서 일본 순사 칼 휘두르는 것처럼 해선 안된다’며 비례 대표인 장 의원을 겨냥해 논란이 일었다.

이 ‘폭언 문자’가 더욱 황당한 것은 장 의원은 ‘시의원 지역구에 도로 공사비를 일괄 지급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상임위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와 예산삭감 당시 현장에 없었다는 점이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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